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6.6.19.
《카나자와 셔터 걸》
키리키 켄이치 글·그림/우서윤 옮김, AK커뮤니케이션즈, 2019.12.15.
흐릿하던 하늘이더니 저녁부터 비를 뿌린다. 빗줄기는 모두 잠재운다. 쓰레기를 태우는 냄새도, 삽질을 하는 곳도, 풀죽임물을 뿌리는 들도, 매캐하게 일어나던 먼지바람도, 차분히 재운다. 범지빠귀가 낮에 노래하는 소리를 듣는다. 등허리를 가볍게 펴고서 저녁에 저잣마실을 다녀온다. 비구름이 멧자락을 감싸면서 너울거린다. 《카나자와 셔터 걸》은 작은마을 골목을 거닐면서 찰칵찰칵 담는 푸른눈길과 푸른손길을 들려준다. 사람들이 크거나 돋보이거나 대단하다고 여기는 모습을 담지는 않는다. 나랑 너(이웃)가 어떻게 이곳에서 어울리는지 돌아보면서 문득 한 가지 모습에 이야기를 얹는 길을 다룬다. 누구(심사위원)는 크거나 돋보이거나 대단해야 알아본다고 여길 수 있다. 누구(관객)는 여태 없던 아주 다른 모습이어야 좋다고 여길 수 있다. 그러나 이미 ‘나’하고 ‘너’로 태어날 적부터 누구나 다르고 새로우면서 빛난다. 스스로 입고 품은 숨결을 고스란히 바라보려고 할 적에 언제 어디에서나 반짝이는 눈길을 살려서 새삼스럽게 손길로 이을 만하다. “더 좋게”나 “더 크게”나 “더 많이”에 얽매일수록 ‘나·너·우리’를 잊고 등진다. 살아가는 곳이기에 다가가서 닿는다. 살지 않는 곳이기에 다가가지 않으면서 겉치레를 한다.
#桐木憲一 #金澤シャッタ-ガ-ル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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