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세대를 위한 민주주의 문해력 - 민주주의는 ‘자기 성숙’의 조건이다 미래 세대를 위한 인문 교양 8
손석춘 지음 / 철수와영희 / 2026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까칠읽기 . 숲노래 책읽기 / 인문책시렁 2026.6.20.

인문책시렁 483


《미래 세대를 위한 민주주의 문해력》

 손석춘

 철수와영희

 2026.4.19.



  아름길(민주주의)은 늘 ‘말 + 나눔(대화 + 타협)’이라는 두바퀴로 구릅니다. 말만 해서는 안 되며, 나누기만 하지 않습니다. 두바퀴가 나란하면서 두날개가 나란하기에 아름길입니다. 고루길(민주주의)은 ‘우리쪽(아군)’만 안지 않습니다. 고루길은 이쪽과 저쪽을 안 가릅니다. 얼핏 왼오른이라든지 여러 갈래가 보일 수 있으나, 다 다른 사람을 “다 다른 갈래”로 쪼개지 않듯, 목소리가 다르더라도 함께 나아가는 이웃입니다.


  잘못한 나라지기나 벼슬꾼은 누구라도 언제라도 끌어내릴 노릇입니다. 그러나 잘못하거나 말썽을 일으키는 무리는 으레 힘이 세고 이름이 높고 돈이 많아서 오래오래 버티면서 온나라를 짓누르거나 휘감습니다. 모든 잘잘못은 왼쪽이 해도 잘잘못이고 오른쪽이 해도 잘잘못입니다. 왼쪽이 잘한 일만 높인다거나, 오른쪽이 잘한 일은 낮춘다거나, 왼쪽이 못한 일은 감춘다거나, 오른쪽이 못한 일만 들추려 하면, 이때에는 들꽃나라(민주주의)이지 않습니다.


  《미래 세대를 위한 민주주의 문해력》을 곰곰이 읽습니다. 글쓴이 손석춘 님은 “극우 현상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97쪽)” 하고 적습니다만, ‘왼쪽에 서지 않’기에 ‘오른끝(극우)’일 수 없습니다. 왼목소리를 나무라기에 몽땅 오른끝일 까닭도 없습니다. 왼쪽에서도 왼목소리를 나무라게 마련이고, 가운데에서도 왼목소리를 나무랄 수 있어요. 틀림없이 오른끝에서 내는 철없는 목소리도 있습니다만, 왼끝에서 내는 철잊은 목소리도 있습니다. 우리가 나아갈 꽃나래(민주주의)라면, 철없고 철잊은 모든 목소리를 타이르고서 철들고 철밝은 목소리를 나누는 어깨동무(민주주의)여야지 싶습니다.


  이를테면 ‘세월호참사’와 ‘무안참사’를 나란히 다루면서 민낯을 밝힐 노릇입니다. ‘무안참사’에는 입벙긋조차 하지 않는 ‘옳은말(PC·WOKE)’은 그야말로 옳지도 깨어나지도 않은 사납말(혐오표현)로 맴돌게 마련입니다. ‘저쪽’ 벼슬꾼(국회의원)도 말썽을 일으킨 뒤에 슬그머니 꼬리를 빼는 듯하다가 다시 고개를 내밀고서 감투를 따낸 뒷짓을 일삼았지만, ‘이쪽’ 벼슬꾼도 똑같은 짓을 여태 일삼았어요. 어느 쪽(진영·정당)만 나무라는 목소리로는 바른길(민주주의)로 접어들 수 없어요. 모든 쪽을 고루 나무라면서, 모든 곳에서 함께살기(민주주의)를 펴는 이야기를 펼 때라야 비로소 기쁨누리(민주주의)로 거듭납니다.


  스스로 왼쪽이라 여기는 이가, 오른쪽 사람과 만나서 이야기를 하려고 하지 않으면, 무엇이든 모르게 마련입니다. 스스로 오른쪽이라 여기는 이도, 왼쪽 사람과 마주하며 이야기를 하려고 들지 않으면, 하나도 모르기 일쑤입니다. 둘은 늘 만나야 하고, 둘 사이에 가운데를 두어야지요. 왼오른 사이에 늘 가운데가 있으면서 언제나 만나서 이야기를 펴는 터전이 사람꽃(민주주의)입니다.


  시골에서 흙짓는 사람이건, 버스나 택시를 모는 사람이건, 집안일을 하는 사람이건, 왼쪽을 보거나 오른쪽을 볼 수 있습니다. 왼쪽에 서야만 옳거나 오른쪽에 서기에 틀리지 않습니다. 어느 쪽에 서든 이 삶을 오롯이 바라보며 아름답게 짓는 길을 나란히 걸으면 됩니다. 일꾼이 서로 미워하고 갈릴 적에는 ‘돈꾼(부자)’만 길미를 얻지 않습니다. ‘붓꾼(지식인·엘리트)’과 ‘벼슬꾼(권력자)’이 나란히 길미를 얻습니다.


  덧붙여, 우리가 다시금 살필 대목이 있습니다. ‘민주당·진보당·녹색당’이 크게 터뜨리고 아직도 터뜨리는 응큼짓(성폭력)이 첫째입니다. 나라일(국회의원·장차관·기관장)을 맡겠다는 이가 저지른 뒷짓(부정부패)이 둘째입니다. ‘극좌·극우’라고 서로 미워하며 싸움박질을 부추기는 사납말(혐오표현)이 셋째입니다. 얼뜬 나라지기와 고을지기를 쫓아냈다지만, 막상 새로 나라지기나 고을지기를 거의 다 ‘웃사내’가 차지합니다. 나라일을 맡는다는 이는 하나같이 ‘웃사내’입니다.


  그리고, 새길을 지피려고 온힘을 기울인 사람으로 으레 ‘조봉암’만 들기 일쑤인데, ‘민족일보 조용수’를 어느새 다들 까맣게 잊어버렸구나 싶습니다. ‘민족일보 조용수’를 함께 말할 적에 비로소 새길을 어떻게 나아갈 노릇인지 차분히 이야기할 만할 텐데요.


  하나 더 든다면, ‘노동자’라는 일본한자말을 ‘노동인’으로 이름을 바꾼들, 일하는 사람 땀방울을 높일 만하지 않습니다. 일하는 사람이니 ‘일꾼’입니다. 우리말 ‘일’을 쓰면 됩니다. ‘-꾼’은 낮춤말이 아닙니다. 우리는 누구나 일꾼에 살림꾼일 노릇입니다. 우리는 글꾼과 노래꾼으로서 이야기를 펴면 됩니다. 마을꾼과 고을꾼으로 일하면 됩니다. 왼꾼이나 오른꾼이 아니라, 바른꾼과 고른꾼으로 마주서면 됩니다. 또는 ‘일지기’와 ‘일님’으로 만날 수 있어요. ‘일꽃’을 피우는 길을 살필 수 있습니다. 늦봄 첫날(5.1.)은 우리 숨결을 담아서 ‘일꽃날’이라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이쪽도 저쪽도 아닌 ‘온쪽’을 볼 때라야 온빛(민주주의)을 세우고 나눈다고 봅니다.


ㅍㄹㄴ


파라오나 진시황만 존엄했던 시대는 이제 사라졌습니다. 21세기인 지금 어느 나라 대통령이 자신의 무덤을 짓겠다며 수십만 명을 감히 끌어가겠습니까? 21쪽


1961년 5월에 군사 쿠테타로 집권한 대통령 박정희도 헌법을 바꿔 가며 18년이나 권력을 쥐고 있었지요. 이승만과 박정희 정부 시기에 입법부와 사법부는 정부를 견제하기는커녕 독재를 뒷받침해 주면서 정권의 시녀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68쪽


사회민주주의 또는 민주사회주의는 공산주의가 사회주의의 전통을 알아볼 수 없을 만큼 왜곡했다고 비판합니다. 특히 공산당원의 특권을 지적하며 그들이 새로운 계급 사회를 만들어 냈다고 선을 그었지요. 85쪽


그래서 더더욱 대한민국에서 일어나는 극우 현상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97쪽


일하는 사람들이 서로 혐오하며 갈라져 있으면 누가 이익을 얻을까요. 노동인들을 고용하는 사람들이겠지요. 103쪽


바로 1987년 노동인 대투쟁입니다. 164쪽


+


《미래 세대를 위한 민주주의 문해력》(손석춘, 철수와영희, 2026)


자신 있게 되물을 수 있을 겁니다

→ 힘있게 되물을 수 있습니다

→ 다부지게 되물을 만합니다

4쪽


왕이 군림하는 정치는 세계사에서 수천 년을 이어 갔습니다

→ 임금이 거느리는 나라는 몇 즈믄해를 두루 이어 갔습니다

→ 임금이 거머쥐는 길은 몇 즈믄해를 널리 이어 갔습니다

30쪽


아무런 지위도 땅도 없는 농노들은 권리를 누릴 수 없었어요

→ 아무 감투도 땅도 없는 논밭종은 제몫을 누릴 수 없어요

→ 아무 벼슬도 땅오 없는 흙종은 사람몫을 누릴 수 없어요

32쪽


상품을 팔 더 많은 시장과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부국강병(나라를 부유하게 만들고 군대를 강하게 할) 정책을 폅니다

→ 장사할 마당과 밑살림을 얻으려고 싸움길을 폅니다

→ 내다팔 자리와 밑천을 거머쥐려고 힘나라로 갑니다

80쪽


K-민주주의의 눈부신 전개는 두 차례의 촛불혁명으로 현직 대통령 두 명을 파면하는 역사적 사건으로 이어집니다

→ 한창 나라지기인 두 사람을 촛불물결 두 걸음으로 끌어내리는 눈부신 한물결로 뜻깊게 이어갑니다

→ 나라지기로 계신 두 사람을 촛불너울 두 바탕으로 쫓아내는 눈부신 한너울로 발자국을 남깁니다 

167쪽


주권자의 성숙을 가로막는 팝콘 브레인popcorn brain이 그것입니다

→ 사람들이 자라는 길을 가로막는 맹추머리입니다

→ 우리가 철드는 삶을 가로막는 넋뜬머리입니다

→ 어른스런 길을 가로막는 튀밥머리입니다

187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