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익명 匿名
익명의 시대 → 숨은 나날 / 숨기는 때
익명으로 제보하다 → 몰래 알리다 / 뒤에서 알리다
익명의 편지가 날아오다 → 숨은글이 날아오다
익명을 밝혀 보겠다고 → 누구인지 밝혀 보겠다고
‘익명(匿名)’은 “이름을 숨김. 또는 숨긴 이름이나 그 대신 쓰는 이름”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감추다·숨다·숨기다·뭉개다·이기다’나 ‘넌지시·살며시·살짝·슬며시·슬쩍·슥·쓱’으로 손봅니다. ‘누구나·누구든지·누구라도·누구도·아무나·아무라도’나 ‘뒤·뒷길·뒷구멍·뒷놈·뒷꾼·뒷일·뒷질·뒷짓’으로 손봐요. ‘모르다·못 듣다·들은 적 없다·사람들’이나 ‘몰래·몰래쓰다·몰래질·몰래짓·몰래일·몰래하다·몰래짓다’로 손볼 만합니다. ‘소리없다·조용히·잔잔하다·수수하다’나 ‘이름없다·이름을 안 쓰다’로 손보아도 어울려요. ‘안 나오다·안 드러내다·안 밝히다·안 보이다’나 ‘알 길 없다·알 수 없다·알지 못하다’로 손볼 수 있습니다. ㅍㄹㄴ
이름없는 다수의 익명의 독자들에 의해 이루어졌다는 사실은
→ 여러분 작은힘으로 이루었다는 대목은
→ 뭇사람 손길에 따라 이룬 일은
→ 들꽃같은 사람들이 이룬 일은
→ 숱한 이웃 손끝으로 이루었기에
《홀로 서기》(서정윤, 청하, 1987) 머리말
흥미로운 것은 대개의 낙서들이 ‘익명성’을 담보로 종횡무진 ‘육담’을 풀어놓고 있는 것과 달리, 이 ‘낙서-시’에는 저자의 ‘서명’이 뚜렷이 적혀 있다는 것이다
→ 재미있다면 웬만한 글장난이 ‘이름을 숨기’면서 거침없이 ‘걸쭉한 말’을 풀어놓지만, 이 ‘글장난-노래’에는 글쓴이 ‘이름’이 뚜렷이 적힌다
→ 재미있다면 웬만한 익살글이 ‘이름을 감추’면서 신나게 ‘엉큼한 말’을 풀어놓지만, 이 ‘익살글-노래’에는 글쓴이 ‘이름’이 뚜렷이 있다
《마음이 소금밭인데 오랜만에 도서관에 갔다》(이명원, 새움, 2004) 15쪽
우리는 ‘익명으로 의견을 남기고 싶은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 그것은 독자의 표현의 자유를 위한 것이다
→ 우리는 ‘이름없이 생각을 남길 틈’을 지킨다. 누구나 말해야 하기 때문이다
→ 우리는 ‘누구나 생각을 남길 자리’을 둔다. 누구 목소리이든 들으려 한다
《대한민국 특산품 오마이뉴스》(오연호, 휴머니스트, 2004) 150쪽
익명의 도시, 익명의 주거환경인 셈이다
→ 숨은 마을, 숨은 삶터인 셈이다
→ 몰래 마을, 몰래 터전인 셈이다
《아파트의 문화사》(박철수, 살림, 2006) 87쪽
사진은 그림과는 다르게 익명의 사람을 남겼고 하찮은 것들을 기념했다
→ 빛꽃은 그림과는 다르게 사람을 슴겼고 하찮은 모습을 기렸다
→ 빛박이는 그림과는 다르게 수수한 사람을 남겼고 하찮은 길을 기렸다
《사진과 책》(박태희, 안목, 2011) 54쪽
익명의 고을에서 먹었더라도
→ 숨은 고을에서 먹었더라도
→ 몰래 고을에서 먹었더라도
《부르면 제일 먼저 돌아보는》(전영관, 실천문학사, 2016) 44쪽
꾸준히 익명의 남학생들로부터 꽃 배달을 받았다
→ 꾸준히 어떤 배움돌이한테서 꽃을 받았다
→ 이름을 숨긴 사내한테서 꾸준히 꽃을 받았다
《나는 당당한 페미니스트로 살기로 했다》(린디 웨스트/정혜윤 옮김, 세종서적, 2017) 109쪽
군중 속을 익명으로 걷는 일은
→ 들꽃 틈을 조용히 걷는 일은
→ 사람들 사이로 몰래 걷기는
《단어의 발견》(차병직, 낮은산, 2018) 32쪽
값진 논평을 해 준 익명의 독자 두 명에게 감사한다
→ 값진 말씀을 해준 숨은 두 분이 고맙다
→ 값진 얘기를 들려준 조용한 두 분이 고맙다
《유물론》(테리 이글턴/전대호 옮김, 갈마바람, 2018) 10쪽
가장 값진 재산을 익명의 방문객을 위해 내놓은 것이다
→ 가장 값진 살림을 손님한테 내놓은 셈이다
→ 가장 값진 세간을 나그네한테 내놓았다
《섬에서 부르는 노래》(손세실리아, 강, 2021) 9쪽
내가 대신 말할 때조차 그들의 이름은 익명이어야만 한다고 요구받았다
→ 내가 나서서 말할 때조차 그들 이름은 숨겨야 한다고 내걸었다
→ 내가 나가서 말할 때조차 그들 이름은 감춰야 한다고 닦달했다
《밑바닥에서》(김수련, 글항아리, 2023) 24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