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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소풍 - 아무 때나 가볍게 ㅣ 온(on) 시리즈 4
김서울 지음 / 마티 / 2023년 7월
평점 :
까칠읽기 . 숲노래 책읽기 / 인문책시렁 2026.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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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책집에는 가되, ‘도서관·박물관’에는 안 갑니다. 두 곳에 간들 볼거리나 누릴거리가 없다고 느낍니다. 책으로 여미는 숲이 되어야 할 곳은 새로 쏟아진다는 책을 받으려고 아름책을 꾸준히 버려야 하는 얼개입니다. 살림살이를 건사하여 숲이 되어야 할 곳은 더 돋보이거나 커다랗거나 대단하거나 놀랍다는 우두머리나 벼슬아치가 거머쥐던 몇 가지에서 그치기 일쑤입니다. 이따금 ‘생활사박물관’처럼 이름을 붙이는 자리가 나타나기도 하지만, ‘어제살림’과 ‘어제살림’과 ‘모레살림’을 잇는 길이 그곳에 있다고 느낀 적이 없습니다. “살아가는 사람”이란 “살림하는 사람”입니다. “살림하는 사람”이란 “바로 오늘 이곳에 있는 사람”입니다. 다 다르게 하루를 맞이해서 저마다 짓는 바탕을 담아내야 할 ‘도서관·박물관’이지만, 두 곳은 일본이 붙인 이름과 얼거리를 아직도 못 떨치거나 못 느끼면서 그냥그냥 이어요.
《박물관 소풍》을 읽고서 얌전히 제자리에 놓았습니다. 우리는 ‘국립·시립·도립·군립’이 아닌 ‘우리’ 책숲과 살림숲을 마주할 수 있어야 한다고 느낍니다. 살림숲에 ‘놀러갈’ 수 있기를 바란다면, ‘놀러가기’란 이름을 쓸 노릇입니다. 시골내기도 가볍게 드나들 만하기를 바란다면, ‘나들이·마실’이란 이름을 쓸 노릇입니다. 아니면 ‘기웃기웃’이나 ‘서성서성’이나 ‘구경’이나 ‘들여다보기’나 ‘찾아가기’를 하면 되겠지요. 그곳에서 그분들이 쓰는 말씨는 예나 이제나 하나도 안 바뀌었습니다. 예전에는 한자를 드러내어 일본한자말로 적었으면, 요새는 무늬만 한글에 영어를 뒤섞을 뿐이에요. 겉만 살짝 바꾼들 알맹이가 바뀌지 않아요. 앞치마와 밥그릇과 부엌칼을 놓지 못 하는 곳이라면 살림숲과 멉니다. 포대기나 처네를 못 놓는다면, 천기저귀와 종이기저귀를 나란히 놓지 못 하는 곳이라면, 머리끈이나 머리띠나 작은종이 하나를 살피는 손길이 없는 곳이라면, ‘박물관’일 수는 있어도 ‘살림숲’하고는 멀기에, 살림하는 이웃과 나들이를 할 마음이 들지 않습니다.
ㅍㄹㄴ
《박물관 소풍》(김서울, 마티, 2023.7.20.)
박물관을 언제, 왜 가야 하는지 원칙 같은 것은 없다. 다만, 지금과 비슷한 형태의 박물관이 설립된 초기에는 ‘관람객’이라는 범위에 보이지 않는 틀이 있었다. 만인에게 공개되어 있었으나 아무나 가던 곳이 아니었고, 전시 및 관람 목적의 방점이 ‘교육’에 찍혀 있었다 … 요즘 박물관은 많이 변했다. 동네 언저리에 들어서기도 하고, 유물 안내문의 어조가 좀더 편안하게 바뀌기도 했다. 관람객이 박물관을 즐기는 방법은 훨씬 극적으로 바뀌었다. 굿즈를 구매하기 위해, 좋아하는 사람이 멋지다고 인증한 유물을 직접 … 5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