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6.6.1.


《죽은 해적》

 시모다 마사카츠 글·그림/봉봉 옮김, 미운오리새끼, 2025.9.20.



볕바른 아침을 연다. 하루일을 그리면서 국을 끓인다. 낮나절에 “투표했느냐?”고 묻는 손전화를 받는다. 이런 전화를 하면 안 되지 않나. ‘선거인명부’를 아무나 쥐고서 전화를 돌려도 되는가. 낮에는 구름이 제법 보인다. 큰아이하고 앵두를 훑는다. 닷새쯤 앞서만 해도 사마귀알집이 조용했으나 그새 사마귀가 깨어났네. 앵두를 훑는 손을 따라서 팔등으로 쪼르르 올라오더니 기웃기웃한다. 새끼손톱보다 작은 새끼사마귀인데 앞발을 휙휙 흔든다. 넌 참 대단하구나. 저물녁에 빗방울이 듣는다. 밤에는 빗줄기가 굵다. 《죽은 해적》을 돌아본다. 죽살이란 무엇일는지 차분히 보여주는 바다밑 이야기라고 할 만하다. 우리는 몸을 입고서 삶을 누리기도 하지만, 언제나 넋으로 이 삶을 지켜보면서 마음에 이야기를 담는다. 다 다른 숱한 사람들이 저마다 겪는 하루를 마음이라는 그릇에 담는다. 그런데 마음그릇은 하늘처럼 하나이다. 새끼발가락이 아파도 온몸이 아프듯, 푸른별 누가 아파도 내가 나란히 아프다. 내가 기쁘면 푸른별 먼발치 작은나무도 기쁘며, 둘레에서도 나란히 기쁘다. 미워하거나 부아내면 이런 불씨도 ‘하나인 마음그릇’에 담겨서 다같이 불탄다. 모든 땅과 바다와 하늘은 ‘내 것’이 아닌 ‘우리 터전인 빛살’이다. 그러니까 ‘하나인 마음그릇’이란 바다나 땅과 별과 같다고 볼 수 있다.


#下田昌克 #死んだかいぞく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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