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6.6.3. 작위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도서박물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오늘 비로소 ‘작위作爲·작위적’을 새로 손질합니다. ‘조정(調整)’도 손질하려고 한참 들여다봅니다. ‘지금(只今)’은 열두 달째 천천히 들여다보면서 손질하고, ‘진실(眞實)’과 ‘조심(操心)’도 꽤 여러 달에 걸쳐서 가만히 들여다보면서 손질합니다. 이 같은 한자말을 그냥그냥 써도 나쁘지는 않지만, 곰곰이 짚으면서 손질할 수 있습니다. 우리말은 그림씨나 움직씨나 어찌씨만 많지 않아요. 말끝을 살짝 바꾸면서 말결이 넓고 깊습니다. 또한 낱말 앞뒤에 꾸밈말을 붙여서 더 작은 데까지 나타낼 수 있습니다.
이를테면, 우리말 ‘짚다’로 손질할 적에 ‘짚어내다·짚어가다·짚어보다’처럼 받침말을 어떻게 붙이느냐에 따라서 말결을 살짝 다르게 폅니다. “곧이 듣다”와 “곧이곧게 듣다”와 “곧이곧대로 듣다”는 거의 같다고 할 테지만, 조금씩 말빛을 바꾸는 얼개입니다. ‘주고받다’로만 쓰지 않는 우리말입니다. ‘주거니받거니’도 있어요. ‘오거니가거니’하고 ‘가거니오거니’도 있고 ‘오가다·오고가다’도 있습니다.
집안일을 하고서 낱말을 다독입니다. 아이들하고 첫여름 멧딸기를 우리집 뒤꼍에서 훑고서 낱말을 추스릅니다. 빨래를 해서 널고 말리고 걷고서 낱말을 돌아봅니다. 새바라기를 하다가, 갓 깨어난 새끼사마귀를 들여다보다가, 무럭무럭 돋는 짙푸른 나뭇잎을 쓰다듬다가, 우리가 먼먼 옛날부터 혀끝으로 나누던 말결에 어떤 숨결이 흐르는지 곱씹습니다. 그리고 오늘날 우리는 왜 말빛과 말결과 말꽃을 잊는지 차근차근 되새깁니다.
꾸미려고 하니 겉을 매만집니다. 꿈을 꾸려고 하니 속을 건사합니다. 꾸밈새에 마음을 빼앗기니 겉치레를 높이 삽니다. 꿈씨앗을 심는 하루일 적에는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소꿉놀이를 하는 곁에서 즐겁게 집살림과 집안일을 맡습니다. 모든 말은 손끝에서 자라고 눈끝에서 깨어나고 혀끝에서 살아나고 바람끝에 얹어서 서로 나눕니다.
ㅍㄹㄴ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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