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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아웃 - 나는 왜 민주당을 탈출했나
캔디스 오웬스 지음, 반지현 옮김 / 반지나무 / 2022년 3월
평점 :
까칠읽기 . 숲노래 책읽기 / 인문책시렁 2026.5.21.
까칠읽기 128
《블랙아웃, 나는 왜 민주당을 탈출했나》
캔디스 오웬스
반지현 옮김
반지나무
2022.3.15.
《블랙아웃》이 나온 지 여러 해가 흐른다. 갓 나온 즈음에 사읽을까 하다가 어쩐지 미루고 미룬 끝에 올해에 비로소 장만했고, 네 해라는 틈을 두고서 읽으니 여러 민낯과 속낯을 곰곰이 엿보는구나 싶다. 글쓴이가 밝히듯 “나는 왜 민주당에서 달아났나?”를 가로에 놓는다면, “검은살갗이자 가시내로서 어떤 삶을 보냈나?”를 세로에 놓는 줄거리이다. 그런데 지난 네 해 사이에 캔디스 오웬스라는 이름은 ‘미국 공화당’에서도 찾아보기 어렵다. 왜 그럴까 하고 한참 갸웃했는데, 이미 이 책에 까닭이 다 나오더라.
글쓴이(캔디스 오웬스)도 겉멋과 겉이름과 겉치레를 좋아하는 마음인 채 민주당에 선뜻 들어가서 ‘흑인 권리’를 외쳤다면, 나중에 공화당으로 옮겨서 ‘사람 권리’를 외쳤으나, 둘 사이에서 ‘뽐내고 싶은 나’라는 대목에서 늘 엇갈린 길이지 싶다. 《블랙 아웃》이 한글판으로 나올 무렵에 ‘오웬스 트위터’가 250만이었다면, 요즘(2026해)은 600만쯤 이르는 듯싶다. 사람들이 나를 더 많이 쳐다보아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굴뚝같다고 할까. 이른바 “일을 하기”가 아니라 “일하는 나를 사람들이 알아보고 쳐다봐 주기”를 바라는 늪에 빠졌다고 느낀다.
우리가 참말로 ‘옳은’ 사람이라면 “내가 옳다!”고 말하지 않는다. 우리가 참말로 옳은 사람일 적에는, “삶을 아름답게 일구고 나누면서 숲을 품는 보금자리를 가꾼”다. 잘 짚어 보자. “서울에서 자가용 여러 대를 굴리고, 아파트 몇 채를 거느리며, 삼성을 비롯한 주식을 꽤 장만하고, 코인도 제법 만지는 자리”에 있으면서 ‘기후위기’라는 목소리만 높인들, 참말로 이 별을 지키거나 돌볼 수 있을까? 풀밥(채식)만 한대서 날씨를 달래지 않는다. “서울로 실어올리는 풀과 남새와 열매”를 “시골에서 비닐집에 꽁꽁 가두어 죽음늪(농약·비닐·비료)으로 가둘 뿐 아니라, 비닐집에서 기름을 때면서 철없이 뽑아내”는데, 이런 풀밥이 참말로 풀밥일 수 있을까? 아직 여름도 아닌데 벌써 수박이 가게에 나오고, 한겨울에 가게에 딸기가 나오는 얼거리가 제대로일 수 없다.
캔디스 오웬스가 어린날에는 끔찍한 일을 겪어야 했으나, 이름을 드날리고 목돈을 벌어들인 뒤에는 그만 갈피를 못 잡는구나 싶다. “구독자수에 사로잡혀서 목소리를 높이는 늪”이 아닌, 스스로 작게 푸르게 살림하는 사람으로 설 때라야 비로소 말 한 마디에 빛을 담으리라. 스스로 크게 자랑하며 목소리만 외칠 적에는 모든 말이 바래면서 허울을 붙잡을 수밖에 없다.
ㅍㄹㄴ
그들(민주당)은 심심할 때마다 우리가 처한 상황이 얼마나 부당한지 한탄하면서 자신들에게 투표하는 것만이 상황을 확실히 바꿀 수 있을 것이라는, 너무나 찬란하고도 귀에 박히도록 들어온 희망찬 약속을 반복 재생한다. 물론 이 되풀이되는 기만 전략이 성공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그들이 주입하는 피해자 서사에 우리가 동의하면서 힘을 입게 된 데 있다. 41쪽
1940년대 인종 분리 정책이 존재하던 남부에서 ‘민주당의 KKK’가 저질렀던 테러는 흑인들에겐 일상이나 다름없었다. 49쪽
할머니가 내게 관심을 보이시자 나는 그동안 연습해 왔던 자신감을 표출했다. 최근에 구입한 명품가방을 보여드리고 새로운 직장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 할머니는 늘 그랬듯이 본질을 꿰뚫어 보셨다. “캔디스.” 그녀가 입을 열어 말씀하셨다. “네가 뉴욕에서 어떻게 살아갈지 걱정이 되는구나. 너 자신을 잃어가고 있는 것 같아.” 65쪽
저 나쁜 놈들이 한 짓거리를 봐. 난 절대 저렇게 행동하지 않아. 그렇기 때문에 나는 선한 사람이야. 69쪽
내가 올리는 단 한 개의 트위터 게시물만 따져 봐도 내 생각은 순식간에 평균 250만 명에게 전달된다. 이것은 내가 트위터 게시물 한 개만으로도 CNN의 모든 시청률을 압도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77쪽
나는 강한 남성 없이는 그 어떤 사회도 살아남을 수 없다고 수차례 주장해 왔다. 90쪽
언론의 주도하에 흑인과 백인 사이의 분열을 더욱 심화시켰을 뿐 아니라, 흑인들은 피부색으로 인해 안전하게 살 수 없다고 확신하게 되었고 백인들은 또 다른 조작된 사건으로 인해 극도의 피로감을 느끼게 되었다. 131쪽
베네수엘라 국민들은 이대로 살다간 굶어죽는 일뿐이라는 것을 깨닫고, 고향 땅을 떠나 여러 나라를 향해 대이동을 하고 있다. 그들의 희망은 그저 생존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 것뿐이다. 수백만 명의 베네수엘라 국민들이 이미 파괴된 조국을 탈출하고 있는 가운데, 현 베네수엘라 대통령인 니콜라스 마두로는 해외의 인도주의적 원조를 외국 세력의 도발로 간주하고, 국민들이 떠나지 못하도록 브라질과 맞닿은 국경을 폐쇄하겠다고 발표했다. 151쪽
2018년 8월, 나는 필라델피아의 한 카페에서 동료인 찰리 커크와 함께 아침 식사 중이었다. 그때, 우리를 알아본 40여 명의 안티파 회원들이 카페 밖에 모여들기 시작했다. 심지어 그들 중 몇몇은 식당에까지 난입하여 우리에게 꺼지라고 고함을 질러댔고, 우리를 안전하게 구출하기 위해 경찰들이 현장에 출동했다. 우리가 식당 밖으로 나왔을 때, 그들은 발작적으로 욕설을 퍼부으며 우리에게 달걀을 던지고 물을 뿌려댔다 … 민주당의 가치 이념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흑인 공화당원을 식당에서 쫓아내는 백인 갱단들이라니, 역사는 이렇게 반복된다. 302쪽
흑인들이 트럼프를 싫어하는 이유는 그가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기 때문이다. 주류 언론들은 우리에게 그의 결점과 경솔한 성품에 대한 이야기만을 퍼부어댔다. 마치 본인들은 트럼프와는 달리 태생적으로 거룩하다는 듯이. 312쪽
#Blackout #CandaceOwens #How Black American Can Make Its Second Escape from the Democrat Plant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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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아웃》(캔디스 오웬스/반지현 옮김, 반지나무, 2022)
패배의식을 가지고 하는 투쟁과 승리의식을 가지고 하는 투쟁, 어느 쪽이 우리에게 번영을 가져다줄까
→ 졌다고 여기며 싸울 때와 이긴다고 여기며 싸울 때, 어느 쪽이 빛날까
→ 꺾인 채 맞설 때와 거머잡고서 맞설 때, 어느 쪽이 눈부실까
→ 무릎꿇고 다툴 때와 반짝이며 다툴 때, 어느 쪽이 꽃길일까
36
이러한 이야깃거리가 우리 주류 언론들의 주요 어젠다가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 꼭두에 선 우리 붓길이 이러한 이야기를 몇몇 밑감으로 삼기 때문이다
→ 앞장선 우리 붓판이 이러한 이야기를 크게 말밥으로 두기 때문이다
→ 앞에 선 우리 글붓이 이러한 이야기를 내세우기 때문이다
62
새로운 직장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당신의 손녀딸이 이렇게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는 것을 자랑스러워하실 거라 내심 기대했다
→ 새로운 일터를 이야기하면서 할머니 아이가 이렇게 잘나간다고 자랑스러워하시리라 여겼다
→ 새 일터를 이야기하면서 할머니 아이가 이렇게 드날린다고 자랑스러워하시리라 보았다
65
할머니는 늘 그랬듯이 본질을 꿰뚫어 보셨다. “캔디스.” 그녀가 입을 열어 말씀하셨다
→ 할머니는 늘 그랬듯이 꿰뚫어본다. “캔디스.” 한말씀 하신다
→ 할머니는 늘 그랬듯이 꿰뚫어본다. “캔디스.” 할머니가 말씀한다
65쪽
포용적인 운동이라고 주장한다는 점에서 충격을 받는다
→ 끌어안는 물결이라고 외치기에 놀란다
→ 얼싸안는 일이라고 밝히기에 끔찍하다
→ 열린길이라고 내세우기네 어처구니없다
→ 품는 바다라고 부르짖기에 어이없다
113쪽
이 연설은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다
→ 이 말은 엄청나게 힘이 있다
→ 이 목소리는 엄청나다
→ 이 이야기는 엄청나다
316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