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들이 사는 나라 스콜라 창작 그림책 11
윤여림 지음, 최미란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6.5.18.

그림책시렁 1806


《말들이 사는 나라》

 윤여림 글

 최미란 그림

 위즈덤하우스

 2019.2.25.



  오늘 우리가 ‘말’이라는 소리로 나타내는 길은 여럿입니다. 마음을 나타내면서 나누는 소리인 ‘말’이 있고, 들을 달리는 짐승인 ‘말’이 있어요. ‘마을’을 줄인 ‘말’이 있습니다. ‘마을·말’처럼 ‘고을’을 줄이면 ‘골’입니다. 여기에 낟알을 부피로 세는 ‘말’이 있습니다. 《말들이 사는 나라》는 ‘착한말·나쁜말’로 금을 긋는 얼거리를 바탕으로 ‘때곳에 맞는 말’이 있다는 줄거리를 들려줍니다. 그렇지만 마음도 말도 삶도 ‘착함·나쁨’이란 처음부터 없습니다. 어떠한 모습을 ‘착하다·나쁘다’로 나타내기는 하되, 착한빛을 품는 사람이기에 언제 어디에서나 착하다든지, 나쁜빛을 안은 사람이라서 언제 어디에서나 나쁘지 않습니다. 그저 숱한 삶 가운데 자그마한 조각 하나를 ‘착하다·나쁘다’로 그릴 뿐입니다. 먼나라에서는 ‘words’처럼 ‘-s’를 붙이지만, 우리는 ‘말’이라고만 합니다. 나라에 많은 마을도, 낟알을 재면서도, 들을 달리는 말이 숱해도, 우리가 쓰는 말이 기나길어도, 그저 ‘말’이라 할 뿐입니다. ‘-들’을 안 붙여요. 비도 눈도 ‘비’하고 ‘눈’입니다. 물도 그저 ‘물’입니다. 잎과 꽃과 나무도 ‘잎·꽃·나무’입니다. 한결같이 하나인 빛이라는 뜻이요, 어느 말로 섣불리 숨결을 안 묶는다는 뜻입니다.


  우리는 ‘나쁜말’을 해도 ‘좋을’ 수 없습니다. 나쁜말이 어울리는 자리가 있지도 않습니다. 그저 좋은말·착한말이 아닌, 마음을 나타내는 말을 쓰며 서로 마음을 알아보고, 마음을 그리는 말을 주고받으며 서로 일하고 놀고 어울립니다. 듣기 좋은 말도, 듣기 나쁜 말도, 나란히 ‘빛을 잃은 말’입니다. 듣기 좋은 대로 들으려 하니 외곬이요, 듣기 나쁜 말을 일삼으니 똑같이 외곬입니다. 우리가 나눌 말이라면, 들려주면서 배울 말과 들으며 배울 말 두 가지입니다. ‘나쁜말도 쓸모가 있다’고 할 수 없습니다. ‘착한말(좋은말)이야말로 쓸모가 있다’고 할 수 없습니다. ‘다 다른 말을 다 다르게 담아서 다 다르게 나눌’ 뿐입니다.


  누구는 좋다고(착하고), 누구는 나쁘다고(싫고), 쩍쩍 가르는 길이란, 말다툼에 말싸움입니다. 우리는 이제 말을 말답게 쓰는 길부터 배울 노릇입니다. ‘말·말씨·말씀’ 셋은 다릅니다. 그러나 다른 세 말이 어떻게 다른지 알아보거나 눈여겨보거나 귀담아듣는 사람은 확 줄었습니다. 좋은마음과 나쁜마음이란 따로 없이, 이 삶을 드러내는 말이라는 대목을 보려고 할 적에, 비로소 ‘어울림삶’과 ‘푸른살림’과 ‘사랑씨앗’이라는 길을 찾아보면서 품게 마련입니다.


ㅍㄹㄴ


《말들이 사는 나라》(윤여림·최미란, 위즈덤하우스, 2019)


말들이 사는 나라에는 온갖 말들이 살아요

→ 말이 사는 나라에는 온갖 말이 있어요

→ 말나라에는 온갖 말이 살아요

6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