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6.5.11.
숨은책시렁 134
《賀川豊彦先生》
鑓田硏一 (やりた けんいち)
日曜世界社
1937.10.20.
저는 어느 믿음길이든 안 걸어갑니다. ‘믿을(밀)’ 까닭이 없이 ‘밑’을 다질 노릇이라고 여깁니다. 거룩한 님한테 마음을 맡기기보다는 스스로 이 하루를 걸어갈 일이라고 봅니다. 그렇지만 모든 거룩책(경전)은 하나하나 챙겨서 들춥니다. 걸음꽃(채널링)을 다룬 이야기도 곰곰이 짚습니다. 이러다가 《賀川豊彦先生》이라는 해묵은 책을 헌책집에서 보았습니다. 갸웃하면서 쥐었고, 나중에서야 ‘賀川豊彦(하천풍언)’이 ‘가가와 도요히코’를 가리키는 이름이요, 가난살림으로 지내는 이웃과 두레살림을 펴는 길을 연 사람인 줄 알았습니다. 저는 이 책을 장만하던 2000해 언저리에 서울 종로구 평등 나머지집(적산가옥) 한켠을 “밑돈 1000만에 달삯 10만”을 내며 살았고, 책꾼(출판사 영업부 직원)으로 일하며 품삯 62만 원을 받았습니다. 《賀川豊彦先生》을 장만하자면 하루이틀을 굶어야 할 값을 치러야 하지만 꿋꿋하게 집었어요. 앞으로 살아가며 배울 씨앗 한 톨을 엿볼 수 있을 테니까요. 뒷날 여러 이웃님이 《사선을 넘어서》나 《한 알의 밀알》 같은 놀라운 책을 쓴 분이라고 알려주더군요. 이 몸을 고스란히 바쳐서 새롭게 빛을 찾아낸 길을 걸은 발자국을 옮긴 책인데, 저도 글씨앗 한 톨을 심어서 이웃한테 열매 한 알을 나눌 수 있겠지요.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