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와 노래 - S코믹스 S코믹스
이치카와 하루코 지음, 박소현 옮김 / ㈜소미미디어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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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6.5.4.

만화책시렁 830


《벌레와 노래》

 이치카와 하루코

 박소현 옮김

 소미미디어

 2025.3.6.



  우리집에 후박나무가 한 그루 있습니다. 얼추 마흔 해쯤 앞서 마을 아재가 한 그루 심었다는데, 천천히 자라고 줄기가 굵으면서 어느덧 크고작은 새가 내려앉는 쉼터로 자리잡았습니다. 후박꽃이 피면서 맺는 후박알을 새가 쪼아먹고서 똥을 누면 어린나무가 곳곳에 하나둘 늘어요. 올해에는 어린 후박나무 가운데 한 그루에 애벌레가 잔뜩 붙어서 잎을 거의 다 갉았습니다. 우리집에서 함께사는 참새에 딱새에 박새에 동박새는 왜 이 애벌레를 안 잡나 하고 지켜보았어요. 잎을 거의 다 갉힌 나무는 보름쯤 지나면서 다시 새잎을 냅니다. 《벌레와 노래》를 읽었습니다. 그림님은 다른 그림꽃에서도 ‘결을 뛰어넘는 짝짓기’ 또는 ‘뒤범벅 짝짓기’ 또는 ‘나란히 짝짓기’를 선보입니다. 살며 짝을 지어서 놀 수 있습니다만, ‘마음’과 ‘넋’과 ‘얼’이 없는 채 몸섞기에만 기울면, ‘빛나는’ 길이 아니라 ‘빛바래며’ 길드는 늪으로 가게 마련입니다. 삶을 짓는 살림길이 아닌 활활 타오르는 짝짓기는 얼핏 ‘빛나는’ 듯싶어도 불길로 한때 크게 환할 뿐, 이내 사그라들어 재가 되어요. 그야말로 ‘불타는 짝짓기’라 할 텐데, 푸른별을 비추는 해는 이글이글 타지 않습니다. 뭇숨결을 고루 살리는 빛볕살이에요. 우리가 짝을 지을 적에는 ‘몸섞기’에 안 얽매여야 하지 않을까요? ‘마음나눔’을 봐야 하지 않을까요?


ㅍㄹㄴ


“아빠를 돌봐줘야 하니까 이렇게 됐어. 일할 때 외엔 멍하고 잠이 많거든.” 18쪽


“여동생을 버릴 수는 없어. 인간의 쓰레기와 별의 부스러기 남매야. 내게서 떠나지 마.” 146쪽


“우타. 미안해.” “바보. 그런 말은 안 배워도 돼.” “계속 바다에 안 있어서 좋았어.” 213쪽


#蟲と歌 #市川春子


+


《벌레와 노래》(이치카와 하루코/박소현 옮김, 소미미디어, 2025)


정말 좋았어. 월례 연주회를 열까

→ 참 좋았어. 달노래마당을 열까

→ 아주 좋았어. 달노래잔치를 열까

28쪽


넌 절집 아들이니까 정진요리 정도는 할 수 있겠네

→ 넌 절집 아들이니까 절집밥 즈음은 할 수 있겠네

→ 넌 절집 아들이니까 풀꽃밥쯤은 할 수 있겠네

→ 넌 절집 아들이니까 풀밥살림은 할 수 있겠네

122쪽


귀소본능이 심겨 있어

→ 둥지넋을 심었어

→ 집넋을 심었어

→ 보금사랑을 심었어

168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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