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의 존재
이석원 지음 / 달 / 2009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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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읽기 . 숲노래 책읽기 / 인문책시렁 2026.5.2.

책으로 삶읽기 1115


《보통의 존재》

 이석원

 달

 2009.11.4.



《보통의 존재》(이석원, 달, 2009)를 2026해에 들어서고서야 읽었다. 이런 책이 있는 줄 진작 알았으나, 예전에는 책집마실을 하며 들추고서 이내 내려놓았다. 속말을 꾸밈없이 드러낸 듯싶으면서, ‘사랑’이 아닌 ‘끌림·살섞기’를 마치 ‘사랑’으로 잘못 여기면서 풀어내는 글은 마음에도 가슴에도 눈에도 와닿지 않는다. 우리 시골집에 놀러온 어느 이웃님이 모는 달구지를 큰아이하고 얻어탄 적이 있는데, 그때 이웃님 달구지에서 흘러나온 노래가 〈언니네 이발관〉이었다. 큰아이가 문득 누구 노래냐고 묻기에 그자리에서는 좀처럼 안 떠올랐는데, 그날 내내 머리를 쥐어짜고 보니 〈언니네 이발관〉이란 이름이 떠올랐다. 들은 지 거의 서른 해가 된 노래이니 가물거릴밖에. 이모저모 찾아보니 그 〈언니네 이발관〉을 이룬 사람이 이석원 씨요, 《보통의 존재》를 쓴 줄 이제서야 알아채고는 다시 챙겨서 읽어 보려 했는데, 아무래도 글은 접고서 노래를 하셔야지 싶다. 또는 ‘끌림·살섞기’라는 ‘허물’을 다 내려놓는, 그야말로 ‘허물벗기’를 하고서 나비로 거듭날 수 있다면, 비로소 ‘사랑’이 무엇인지 천천히 눈뜰 테니, 끌림과 살섞기를 몽땅 씻어낸 뒤에 글을 쓰시기를 빈다.


ㅍㄹㄴ


그런 사람들에게 손잡기란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일까. 그들은 왜 손을 놓지 않을까. 나는 서로에 대한 신뢰와 믿음으로 굳게 결속한 이들의 마음이 어떤 것인지 알지 못한다. 더 이상 서로를 봐도 가슴이 뛰지 않고 키스는 짜릿하지 않을 때, 잡은 손은 무디어 별 느낌이 없을 때, 17쪽


+


모르는 남녀가 거리낌 없이 하룻밤을 보내는 원 나잇 스탠드가 요즘처럼 횡행하는 세상에서도

→ 모르는 둘이 거리낌없이 하룻밤을 보내는 요즘이어도

→ 모르는 두 사람이 거리낌없이 몸을 섞는 요즘이어도

→ 모르는 순이돌이가 거리낌없이 밤을 노는 요즘이어도

14쪽


여전히 황홀한 사랑을 시작한다. 물론 시작은 시작일 뿐이다

→ 아직 반짝이며 사랑을 한다. 다만 처음은 처음일 뿐이다

→ 늘 새롭게 사랑을 한다. 그러나 새로워도 첫발일 뿐이다

16쪽


그런 사람들에게 손잡기란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일까

→ 그런 사람들한테 손잡기란 어떤 뜻일까

→ 그런 사람들은 손을 잡는 뜻이 있을까

17쪽


불결함도 나로선 그리 불쾌하지 않게 묵과할 수 있는 것도 다 내 생활 범주 안의 더러움이기 때문이다

→ 더러워도 나로선 그리 싫지 않고 지나갈 수 있는데, 다 내 삶이기 때문이다

→ 더러워도 내 삶이니까 그리 안 거슬려 넘어갈 수 있다

→ 더러워도 내 삶이라 그리 거북하지 않다

→ 더러워도 난 그렇게 산다

31쪽


나도 그런 아이 중 하나였다

→ 나도 그런 아이였다

→ 나도 그랬다

37쪽


산책이란 누군가에겐 즐거움이요, 또 어떤 이에겐 건강을 위한 몸의 움직임이기도 하고, 또다른 누군가에겐 고민과 생각의 장이 되어주기도 한다

→ 누구는 마실하며 즐겁고, 누구는 튼튼하려고 몸을 움직이고, 누구는 근심과 생각하는 마실이기도 하다

→ 누구는 거닐며 즐겁고, 누구는 걸으며 튼튼하고, 누구는 걷기에 걱정과 생각을 풀어낸다

48쪽


서로 안 맞으면 그게 바로 상극 아닌가

→ 서로 안 맞으면 바로 남남 아닌가

→ 서로 안 맞으면 따로놀지 않는가

→ 서로 안 맞으면 바로 갈라서지 않나

176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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