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삶읽기 / 숲노래 마음노래

하루꽃 . 방음벽



달구지(자동차)가 끝없이 시끄럽게 달리는 곳에 소리담(방음벽)을 세우더구나. 삽차가 끝없이 파헤치며 어지럽고 시끄러운 곳에도 소리담을 세우네. 예부터 ‘짓는곳’은 너른터이자 마당이자 마루야. 트인 곳에서 아이어른 누구나 드나들며 일하고 놀 수 있기에 짓는곳·지음터이지. 짓는곳을 이룬다면 소리담을 안 세우지. “짓는곳이 아니”거나 “짓는시늉인 곳”이기에 소리담을 세워. 보렴. 즐겁게 어울리고 나누는 곳에서는 노래하면서 지어. 안 즐거울 뿐 아니라, 돈에 따르고 돈을 맞추는 곳은 워낙 어지럽고 시끄러우니까, 누구도 노래하지 않아. 노래하는 즐거운 곳에 쓸데없이 노래담을 안 세우겠지. 노래가 없이 시커멓게 죽어가니까 소리담으로 허울을 세운단다. 그런데 시끄럽게 굴 뿐 아니라 사납게 어지럽히면서 소리담을 안 놓는 이가 있어. 저 혼자만 시끄럽거나 어지럽고 싶지 않으니까, 애먼 옆사람을 괴롭히는 짓이지. 이른바 “다같이 죽자!”는 모진 마음이야. “다같이 살자!”라는 마음이 아니니 그저 시끄럽고 어지러워. 너는 누구랑 무슨 말을 나누니? 함께 즐겁고 싶다면 네 목소리만 높이거나 앞세울 일이 없어. 같이 기쁘며 반기니까 신나게 들려주고 가만히 듣지. 함께 어울리거나 놀거나 일하려는 마음이 없을 적에는 그저 시끄럽거나 귀가 따갑다고 느껴. 그러나 귀따갑다고 느낄수록 네 말도 저쪽한테는 귀따갑다고 여기겠지. 그래서 네가 귀따갑다고 느낄 적마다 더욱 차분히 마음을 다스려서 그저 더 들여다보면서 빙긋이 웃어 봐. 너는 웃음으로 다 녹이고 풀 수 있어. 높거나 두껍게 소리담을 쌓는대서 못 막아. 네 웃음짓으로 모두 풀고 녹이지. 시끄러운 곳이라고 느낄수록 웃고 춤추면 돼. 2026.4.21.불.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열두 달 소꿉노래》,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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