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일기 - 우크라이나의 눈물
올가 그레벤니크 지음, 정소은 옮김 / 이야기장수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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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읽기 . 숲노래 책읽기 / 인문책시렁 2026.4.28.

책으로 삶읽기 1110


《전쟁일기, 우크라이나의 눈물》

 올가 그레벤니크

 정소은 옮김

 이야기장수

 2022.4.14.



《전쟁일기》(올가 그레벤니크/정소은 옮김, 이야기장수, 2022)를 읽는 내내 고개를 갸우뚱했다. 땅밑으로 숨을 적에 ‘바퀴벌레’가 된다고 여기는데, 그냥 빗댄 말인지 바퀴벌레가 하찮다고 미워하는지 아리송하다. 바퀴벌레처럼 추레하거나 지저분하다고 여긴다면, 바퀴를 비롯한 벌레를 그저 나쁘게 본다는 뜻이다. ‘떠돌이(난민)’가 되어 서글프다고 하는데, 여태껏 떠돌이로 살아야 할 줄 아예 몰랐던 탓보다는, 이 별에 떠돌이가 어마어마하게 많은데 이제껏 ‘이웃’으로 느끼거나 마주하려는 마음이 없었다는 뜻이다. 서른다섯 해를 살아오는 동안 어린이책에 그림을 그렸다고 하는 글쓴이인데, 삶이라고 하는 길과 총칼질이라는 늪과 어깨동무라는 눈은 좀처럼 모르는 채 그럭저럭 넉넉하게 돈을 벌면서 붓을 쥔 나날이었구나 싶다. 우크라이나를 떠나서 폴란드에 있는 ‘호텔’에 짐을 풀며 보고 듣고 겪은 하루는 ‘떠돌이(난민)’하고는 한참 멀다. 집도 마을도 삶터도 빼앗긴 채 불늪에서 겨우 살아남아 떠돌이로 기나긴 나날을 보내는 숱한 사람들은 ‘아기수레’이건 ‘강아지칸’이건 엄두조차 못 낸다. 푸른별 모든 떠돌이가 동냥(구걸)을 해야만, 불쌍하게 보여야만, 비로소 밥을 얻고 옷을 얻고 천막을 얻는 줄 참으로 몰랐을까?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님은 서른다섯 살 언저리에 겪어야 한 ‘큰싸움(세계2차대전)’ 한복판에서 밥벌이를 하고 아이들을 돌보고 집안일을 도맡는 틈틈이 ‘삐삐’ 이야기를 썼다. 펑펑 터지는 일이 없는 데에서 살아야만 ‘무지갯빛·기쁨’을 그릴 수 있지 않다. 오히려 펑펑 터지는 한복판에서야말로 어린이 곁에 나란히 서면서 앞날을 그리는 꿈씨앗을 붓끝으로 담아낼 노릇이지 않을까?


ㅍㄹㄴ


바르샤바의 머큐어 호텔은 점차 여자들과 아이로 가득찼다. 호텔 로비에 아이들 놀이방이 만들어졌다. 아마 호텔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일 것이다. 아이들이 떠들고 웃는 소리와 곳곳에 어질러진 장난감. 아침마다 제공되는 맛있는 조식. 새하얀 침구, 아름답고 깨끗한 도시, 커다란 동물원, 빠르고 정확한 대중교통. 잠시 주어진, 절대로 익숙해져서는 안 되는 동화였다. 12쪽


지하 생활 6일 만에 우린 바퀴벌레가 되어버렸다. 아무 소리도 내지 않는다. 64쪽


가장 급한 것은 난민숙소에서 함께 지내는 아기를 위한 유모차. 그리고 강아지를 태울 비행기용 케이지. 모든 물건은 무료이지만, 도움을 받아야만, 구걸해야만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난민 신분이 되었다는 것이 서글프다. 118쪽


#OlgaGrebennik #WarDiary


+


내 나이 서른다섯에 모든 것을 처음부터 시작해야 할 거라곤 생각지 못했다

→ 나이 서른다섯에 모두 처음부터 해야 할 줄은 어림도 못했다

→ 내가 서른다섯 살에 모두 처음부터 해야 할 줄은 몰랐다

5


나는 항상 앞으로의 15년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살아왔다

→ 나는 늘 앞으로 열다섯 해 동안 할 일을 헤아리며 살아왔다

→ 나는 언제나 다음 열다섯 해치 일감을 거느리며 살아왔다

5


하지만 때론 상황들이 우리보다 강할 때가 있다. 이제 난 그 사실을 알고 있다

→ 그렇지만 바람이 우리보다 셀 때가 있다. 이제 나는 조금 안다

→ 그러나 물결이 우리보다 힘셀 때가 있다. 이제는 조금쯤 안다

5


나는 어린이들을 위한 책 일러스트를 그려왔다

→ 나는 어린이책에 그림을 그린다

6


내가 작업한 그림들은 다양한 색상과 행복으로 가득했다

→ 내가 맡은 그림은 알록달록하고 즐겁다

→ 내가 그린 그림은 무지갯빛이고 사랑스럽다

6


아침마다 제공되는 맛있는 조식

→ 아침마다 차려주는 맛있는 밥

→ 날마다 베푸는 맛있는 아침

12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과 노래를 쓴다. 숲을 품은 시골에서 산다. 살림을 짓는 하루를 가꾼다.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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