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의 모양
이경국 지음 / 페이퍼독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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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6.4.18.

그림책시렁 1795


《기분의 모양》

 이경국

 페이퍼독

 2026.1.28.



  일본스런 한자말 ‘기분(氣分)’은 때때로 ‘마음’이나 ‘기쁨’을 나타내기도 하지만, 으레 ‘느끼다·듯하다·맛’이라는 쪽으로 기웁니다. 아니, 워낙 ‘좋고 싫고 따지는 맛’이 바로 일본스런 한자말 ‘기분’으로 드러내는 밑뜻입니다. 《기분의 모양》은 “여러분의 기분은 지금 어떤 모양인가요?” 하고 묻지만, ‘감정표현’으로 치우치면서 갇히는 늪을 떠올리라는 길입니다. 차분히 짚을 노릇이고, 찬찬히 볼 일입니다. ‘기분·지금·모양’이 아니라 ‘마음·오늘·나’를 바라볼 노릇입니다. 똑같이 짜맞춘 잿더미(아파트)에서 새소리·바람소리·해소리·별소리·벌레소리·개구리소리 같은 ‘철소리’를 맞아들이지 않는 ‘서울굴레’일 적에는, 왈칵 터지거나 펑 쏟아지거나 난데없이 깔깔대거나 느닷없이 손가락질하는 죽음늪입니다. 다시 말해서, 서울이나 ‘서울을 닮은 큰고을·작은고을’ 어디에서나 우리는 스스로 ‘마음’이 아니라 “좋고 싫은 감정표현으로 다툰다”는 뜻입니다. 잘 보아야 합니다. 모든 풀과 나무는 철에 따라 다르게 돋고 자라다가 가만히 잠들어 쉽니다. 풀과 나무뿐 아니라 짐승과 벌레와 새와 물고기는 ‘감정표현’을 안 해요. 오직 ‘마음’을 드러내고 나누면서 이 별에서 어울립니다. 모든 나무와 풀은 저마다 다른 푸른빛이지만, 서울뿐 아니라 시골조차 나무를 사납게 가지치기하고, 매몰차게 잿더미(시멘트·아스팔트)로 뒤덮어서 풀을 싹 죽입니다. 우리는 이미 빛을 잊은 채 마음까지 잃으면서 ‘느낌(감정)’에만 얽매인 종살이입니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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