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야일기 - 북극 마을에서 보낸 65일간의 밤
김민향 지음 / 캣패밀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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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빛꽃 / 사진비평 2026.4.13.

사진책시렁 185


《극야일기》

 김민향

 캣패밀리

 2025.3.16.



  빛이 있기에 밤에 밤빛을 담습니다. 빛이 없으면 밤도 낮도 없고, 새벽도 아침도 저녁도 없습니다. 빛이 있기에 낮에 햇빛을 받습니다. 빛이 없으면 숨결도 숨소리도 없고, 바람도 바다도 없습니다. ‘빛꽃·빛그림’은 빛을 담는 길인데, 이 ‘빛’이란 ‘삶·살림·사랑·사람·사이’가 숲을 품고서 바람과 바다를 안는 길을 나타냅니다. 멀뚱멀뚱 보내거나 멀거니 흐르는 삶이라면, 굳이 빛으로 안 담습니다. 어영부영 휩쓸리거나 아무렇게나 뒤좇는 사람이나 사이일 적에도, 빛으로 담는 길하고 멀어요. 《극야일기》는 스스로 어둡게 잠기는 마음이라고 여기면서 겨우내 늪처럼 새카만 곳에서 보낸 나날을 옮깁니다. 글과 빛꽃을 남긴 분으로서는 캄캄벼랑에 섰다고 여기기에 깊밤을 찾아서 떠났을 텐데, ‘그곳’에서 지내는 사람들은 ‘삶’을 ‘살림’으로 가꾸어서 저마다 스스로 ‘사랑’으로 서는 ‘사이’로 있기에, 그곳사람 누구나 ‘숲’을 고스란히 품는 나날입니다. 숱한 분이 ‘좋은곳’으로 나들이를 갑니다만, 늘 스스로 ‘나쁜곳’에서 산다고 여기는 터라 ‘좋은곳’을 따로 찾아서 돈과 품과 날을 씁니다. 그런데 ‘좋은곳’으로 삼는 ‘그곳’은 그곳사람이 오래오래 조용히 고즈넉이 차분히 삶을 지으면서 살림을 펴고 사랑을 나누어 스스로 숲빛으로 서는 사이로 어울리는 사람으로 있어요. 살가운 님이 먼저 숨을 거두기에 어두워야 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이 별에 다 다르게 깃들어서 다 다르게 살다가 몸을 내려놓고서 넋을 늘 반짝이는 별씨로 거듭나요. 별없는 곳에서 삶을 보내기에 별빛을 못 느낄 뿐입니다. 늘 별빛이 흐르는 터전에서 살림을 짓는 사랑을 품는다면, 밤이 깊건 낮이 길건 모두 넉넉히 품으면서 눈을 밝혀 눈물과 웃음을 자아내게 마련입니다.


ㅍㄹㄴ


《극야일기》(김민향, 캣패밀리, 2025)


깊은 어둠 속에 있는 것처럼

→ 깊고 어두운 곳에 있는 듯

→ 깊고 어둡게 잠긴 듯

10


극야. 과연 계속되는 밤 속의 빛은 무엇일까

→ 긴밤. 이제 이어가는 밤에 빛은 무엇일까

→ 깊밤. 앞으로 이을 밤에 빛은 무엇일까

→ 오래밤. 그래 이어가는 밤빛은 무엇일까

14쪽


하늘이 밝아지는 낮. 추수감사절이다. Happy Thanksgiving

→ 하늘이 밝아가는 낮. 가을잔치이다. 즐겁게 한가위

→ 하늘이 밝은 낮. 한가위이다. 기쁘게 가을맞이

37


지금이 나의 마지막 시간. 하루하루 기쁘게. 이 순간의 아름다움을 담자

→ 오늘이 나한테 마지막. 하루하루 기쁘게. 이 아름다운 하루를 담자

→ 이때가 나한테 마지막. 하루하루 기쁘게. 이 아름다운 한때를 담자

39


그래도 욕창이 하나도 없으셨다는 것이 위로일까

→ 그래도 하나도 개개지 않으셔서 고마울까

→ 그래도 하나도 해지지 않으셔서 반가울까

41


종종 문을 열고 환기를 시킨다

→ 가끔 다 열고 바람을 바꾼다

→ 곧잘 활짝 열고 바람을 뺀다

54쪽


그냥 약간의 무력한 수분을 분무해 놓은 덩어리처럼 느껴진다

→ 그냥 덧없이 물을 살짝 뿌려 놓은 덩어리 같다

→ 그냥 부질없이 물을 좀 뿌려 놓은 덩어리 같아

170


낮이 급격하게 길어지고 있다

→ 낮이 갑자기 길다

→ 낮이 확 길다

→ 낮이 불현듯 길다

→ 낮이 부쩍부쩍 길다

180쪽


그 태양이 이제 지지 않는 백야로 향하는 날들

→ 해가 이제 지지 않는 밝밤으로 가는 날

→ 해가 이제 지지 않는 하얀밤으로 가는 날

198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열두 달 소꿉노래》,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를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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