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짱 좋은 여성들 - 용기와 극복에 관한 가슴 떨리는 이야기들
힐러리 로댐 클린턴.첼시 클린턴 지음, 최인하 옮김 / 교유서가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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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읽기 . 숲노래 책읽기 / 인문책시렁 2026.4.9.

까칠읽기 124


《배짱 좋은 여성들》

 힐러리 로댐 클린턴·첼시 클린턴

 최인하 옮김

 교유서가

 2022.7.4.



《배짱 좋은 여성들》은 616쪽에 이른다. 얼핏 보면 “엄마와 딸”이 “훌륭한 가시내”를 놓고서 이야기를 한 듯한 얼거리이지만, 곰곰이 보면 “힐러리·민주당 지지자”만 모으면서 “온나라에 이름난 몇몇 사람”을 들러리처럼 끼워맞췄구나 싶다. “힐러리·민주당을 좋아하지 않는 쪽”이라고 해서 안 아름답거나 안 훌륭하지 않겠지. 어느 쪽에도 몸담지 않는 사람이기에 일부러 빼야 하지 않겠지. 이름나지 않기에 못 본 척해도 되지 않겠지. ‘배짱’이란 무엇인가? ‘뱃심’을 부리는 몸짓이기에 배짱이다. 어느 만큼 배웠으니 배를 내밀면서 자랑하려는 몸짓인 ‘배짱’이다.


우리는 예부터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고 여겼다. ‘배짱·힘·자랑’을 하면 할수록 오히려 쭉정이로 기울기 쉽다. 배짱이 아닌 ‘다부지’고 ‘당차’면서도 ‘다사롭’게 ‘다독일’ 줄 아는 아름님과 훌륭님을 품을 수 있을 때라야 비로소 담벼락을 허물리라 본다.


훌륭한 사람이라면 “가시내한테만 훌륭하”거나 “사내한테만 훌륭하”지 않다. 훌륭한 사람은 “그저 사람과 푸른별 모든 숨붙이한테 훌륭하다”고 해야 맞다. 아름다운 사람이라면 “가시내한테만 아름답”거나 “사내한테만 아름답”지 않다. 아름다운 사람은 “언제나 사람과 파란별 모든 풀꽃나무와 해바람비와 들숲메바다 곁에서 아름답다”고 해야 맞다.


《배짱 좋은 여성들》이 다루는 여러 가시내는 저마다 뜻깊게 살다가 몸을 내려놓거나 나이를 먹었다. 그런데 “엄마와 딸”이 나누는 말이 자꾸자꾸 걸린다.


마거릿의 사진을 보고 ‘최초의 종군 여기자’라는 놀라운 소개 문구를 읽는 순간 나는 마거릿에게 반해버렸다. 65쪽


두 사람은, 이를테면 “첫 덤프 운전사”라든지 “첫 벌목꾼”이라든지 “첫 원양어부”라든지 “첫 ……”에 들어갈 ‘작은일꾼’은 아예 들지 않는다. “첫 여성 정치인” 같은, “처음으로 돈과 이름과 힘을 거머쥔 누구”를 손꼽기 일쑤이다.


돈을 많이 벌어야 “배짱 좋은 가시내”라고 느끼지 않는다. 이름을 드날리거나 힘이 세야 “배짱 좋은 가시내”에 들 수 있지 않다. 밭을 일구는 가시내도 훌륭하고, 아기를 돌보는 가시내도 아름답다. 밭을 가꾸는 사내도 훌륭하고, 아기를 보살피는 사내도 아름답다.


탈레반은 말랄라의 아버지가 무척 용감한 탓에 학교를 폐쇄할 수 없고 말랄라가 자신의 의견을 당당하게 표현하는 법을 배웠던 탓에 침묵시킬 수 없자, 말랄라의 통학버스에 올라타 말랄라를 죽이려고 했다. 146쪽


두 힐러리 씨는 ‘말랄라’는 살짝 짚되, 이란을 비롯한 ‘남성가부장 이슬람 종교지도자’가 벌이는 끔찍한 짓을 들여다보지는 않는다. 이미 힐러리와 클린턴이 미국에서 나라일을 맡던 무렵에도 이 대목으로 손가락질을 받았다. ‘말랄라’를 말하려면 ‘말랄라 한 사람’만이 아니라, “나라를 온통 엉망으로 짓밟고 죽이고 망가뜨리는 이란을 비롯한 뭇나라 우두머리·싸움꾼(독재자·군인)”을 모두 나무라야 맞다.


지난 몇 년간 샬럿과 나는 함께 독감 예방주사를 맞았고, 남편 마크는 에이든과 함께 맞았다. 소와과에 근무하는 훌륭한 의사와 간호사들의 도움을 받아 우리는 매년 계속 접종을 받을 예정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것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는다. 279쪽


빌 게이츠와 힐러리가 ‘재단기부’로 ‘백신회사·제약업계·정재계’와 손잡은 일은 널리 알려졌다. “백신이 안전하다”는 밑글(연구자료)은 없다. 왜 없는가 하면, “백신을 안 맞고서 멀쩡한 사람과 멀쩡하지 않은 사람을 살핀 밑글”이 여태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백신부작용’을 쉬쉬할 뿐 아니라 감추기 일쑤이지만, 미국은 우리나라보다 더 크게 쉬쉬하거나 감춘다.


우리는 지난 돌림앓이(코로나 펜데믹)를 거치면서 ‘집단면역’이 얼마나 거짓말인지 똑똑히 보았다. ‘백신 3차·4차·5차’를 맞아도 버젓이 돌림앓이에 또 걸리고 자꾸 걸린 사람이 어마어마했고, 백신을 맞자마자 죽은 사람이 수두룩할 뿐 아니라, 백신을 맞은 뒤로 자꾸 다른 몸앓이로 힘겨운 사람이 엄청나다. 이와 달리, 백신을 아예 안 맞았으나 아예 돌림앓이에 안 걸린 사람도 대단히 많다. 이미 푸른별 모든 나라에서 훤하게 드러난 민낯이다.


많은 부모들이 자폐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 MMR 예방접종을 거부해 오고 있지만, 이미 많은 연구를 통해 MMR 백신이 안전하고 자폐증을 유발하지 않는다는 것이 증명됐다. 오히려 내가 좋아하는 이 말처럼, ‘백신을 성장을 유발할 뿐이다’ 백신은 개인을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되고 ‘집단면역’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중요하다. 백신 접종 수준을 나타내는 집단면역은 질병이 퍼지는 것을 막는 데 필요하다. 또한 백신을 접종하기에는 너무 어린 아기들이나 면역력이 손상된 환자를 비롯해 백신을 접종할 수 없거나 아직 접종하지 못한 사람들을 보호하는 데에도 중요하다. 283쪽


‘입가리개(마스크)’하고 ‘바늘(백신주사)’ 쓰레기가 얼마나 많은지 들여다볼 수 있을까? 돌림앓이를 거치면서 파란바다에 널브러진 엄청난 쓰레기가 앞으로 어떤 말썽을 일으킬는지 헤아릴 수 있을까?


또한, ‘클로뎃 콜빈’을 ‘영웅’으로 그리려고 ‘로자 파크스’를 곁들인 대목도 아리송하다. 클로뎃 콜빈은 “거침없이 말하기” 때문에 “통제 불가능”이라 여기지 않았다. “아이와 곁님이 있는 백인 아저씨(40대)하고 몰래 짝을 맺어서 아기를 낳았”는데 이 일을 꽁꽁 숨기려 했기에, ‘1950년대 흑인민권운동’에서 클로뎃 콜빈을 더는 품기 어려웠을 뿐이다.


곰곰이 본다면, 흑인민권운동에서 클로뎃 콜빈을 뒤로 뺐기에 오히려 클로뎃 콜빈은 그무렵 사납던 KKK 같은 물결 사이에서 아기를 지키고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까지 할 수 있다. 로자 파크스는 이미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무렵에도 민권운동에 앞장선 아줌마이고, 가난과 가시밭길이 늘 코앞에 있어도 꿋꿋하게 견디면서 클로뎃 콜빈까지 감싸는 몫을 했다.


그들은 이 문제와 관련해 내세울 공식적인 인물로 클로뎃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결론 내린 터였다. 클로뎃은 저소득층 출신인데다가 너무 거침없이 말하고, 너무 어렸고 통제가 불가능했다. 게다가 클로뎃이 임신했다는 사실까지 듣고 나니 자신들이 갖고 있던 최악의 편견이 사실로 증명된 것만 같았다. 372쪽


《배짱 좋은 여성들》은 나쁜 책이지 않다. “힐러리·민주당 지지”에 확 기우는 바람에 제대로 줄거리를 못 여미었을 뿐이다. 또한 “힐러리·민주당 지지”를 드높일 뜻으로 ‘돈있고 이름있고 힘있는’ 가시내를 고르려고 했을 뿐이다. 이 책이 다루지 않은 가시내 이름을 조금 적어 보겠다. 아무래도 이 사람들은 ‘힐러리·클린턴 재단 지지자’가 아닐 수 있다.


이 책이 다룬 줄거리를 돌아본다면, “셀마 라게를뢰프·아스트리드 린드그렌·엘리저 파전·펄 벅·조르즈 상드·완다 가그·바바라 쿠니·마리 홀 에츠·케테 콜비츠·이시무레 미치코·프리다 칼로·마리아 지빌라 메리안·아룬다티 로이·마거릿 로우먼·레니 리펜슈탈·한나 아렌트·페트라 켈리·템플 그렌딘·줄리아 버터플라이 힐·리제 마이트너·에밀리 데이비슨·마거릿 스키니더·마더 존스·도로시아 랭·김연경·가네코 후미코·메리 애닝” 같은 사람들 이름이 빠진 까닭이 아리송하고 얄궂다. 이밖에도 왜 빠졌거나 안 다뤘는지 알쏭달쏭한 아름다운 사람이 잔뜩 있다. 두 힐러리 씨는 ‘미국과 여러 나라에서 이름난 운동선수’ 이름을 꽤 들던데, 그야말로 ‘작은자리’에서 애쓰고 힘쓰는 사람은 아예 안 다룬다. 이를테면, 시골에서 흙짓는 가시내라든지 ‘아이를 제도권학교에 안 보내면서 가르치는’ 가시내라든지, ‘마더 존스’를 비롯한 일꾼(노동자)이라든지, ‘페트라 켈리’를 비롯한 새길(녹색정치)을 편 사람들은 일부러 안 다룬 듯싶다.


#The Book of Gutsy Women (2019년) #HillaryRodhamClinton #ChelseaClinton


ㅍㄹㄴ


《배짱 좋은 여성들》(힐러리 로댐 클린턴·첼시 클린턴/최인하 옮김, 교유서가, 2022)


수도원에 매장된 유해를 조사하던 연구진이

→ 비나리집에 묻힌 잔뼈를 살핀 사람들이

→ 비손집에 묻힌 나머지뼈를 살핀 사람들이

6쪽


그렇게 많은 시를 지은 그 무명씨가 대개 여성이었을 것이라고 과감하게 추측한다

→ 그렇게 노래를 많이 지은 아무개가 거의 가시내였으리라고 여긴다

→ 그렇게 노래를 많이 지은 들꽃이 으레 순이였으리라고 본다

7쪽


내 어머니는 내 친구들의 어머니들처럼 전업주부였다

→ 우리 어머니는 동무들 어머니처럼 살림꾼이었다

→ 우리 어머니는 또래 어머니처럼 살림지기였다

19쪽


나는 나의 어머니를 사랑했고, 자녀들을 잘 돌보고

→ 나는 우리 어머니를 사랑했고, 아이를 잘 보고

→ 나는 어머니를 사랑했고 아이를 돌보고

20쪽


이따금씩 편안한 바지를 입고

→ 이따금 가볍게 바지를 입고

→ 이따금 느긋이 바지를 입고

23쪽


안네는 이따금씩 부모와 언니에 대해 애증이 엇갈리는 감정들을 표현했다

→ 안네는 이따금 어버이와 언니를 미워하고 좋아하는 마음을 그렸다

→ 안네는 이따금 엄마아빠와 언니한테 엇갈리는 마음을 옮겼다

→ 안네는 이따금 엄마아빠와 언니가 좋다가도 싫은 속내를 적었다

79쪽


레이철이 겨우 56년이 아니라 더 오래 살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많이 든다

→ 레이철이 겨우 56해가 아니라 더 오래 살면 어땠을까 싶어 몹시 아쉽다

→ 레이철이 겨우 56해가 아니라 더 오래 살면 달랐을 텐데 싶어 참 아쉽다

→ 레이철이 겨우 56해가 아니라 더 오래 살면 나았을 테니 무척 아쉽다

159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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