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6.4.5. 일손 아닌 작업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도서박물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지난날에는 누가 ‘작업’을 한다고 말하면 적잖은 어른은 “뭐가 ‘작업’이여? ‘일’이지? 우리는 작업 안 혀. 일을 하지.” 하고 시큰둥하게 대꾸하곤 했습니다. 이러다 어느 무렵부터 ‘일’을 한다고 말하는 어른이 감쪽같이 사라집니다. 집을 짓건 밥을 하건 옷을 짜건, 죄다 ‘작업’이라는 일본스런 한자말로 나타냅니다. 어느 쪽에서는 ‘일’을 하던 사람이 ‘노동’을 하고, 다른 쪽에서는 ‘근로·근무’를 하고, 어느 켠에서는 ‘작업’을 하고, 또다른 켠에서는 ‘업무·직무’를 합니다. 지난날에는 글을 쓰던 어른이 “글을 쓴다”고 말했다면, 어느덧 “집필작업을 한다”라든지 “문학창작을 한다”라든지 ‘작가노동·글노동’ 같은 말씨가 번집니다.
곰곰이 보면 ‘글’을 쓰거나 읽는 사람도 줄어듭니다. 이제는 ‘문학’이나 ‘텍스트’를 쓰거나 읽는다고 여깁니다. 몸을 ‘몸’이라 않고 ‘육체·바디’라 하듯, 마음을 ‘마음’이라 않고 ‘정신·마인드’라 하듯, 느낄 적에도 ‘느끼다’라 않고 ‘감정·감수성·질감·감촉·감각’이라 하듯, 집을 ‘집’이라 않고 ‘주택·건물·건축물·부동산·아파트·빌라·주거지·주소지·자택·고향·본거지·거주지·가정·가족’이라 하듯, 말을 ‘말’이라 않고 ‘언어·어학·어·단어’라 하듯, 삶을 삶으로 돌아보면서 스스로 눈뜨는 길하고는 아주 멀찍이 떨어진 늪입니다. 그저 늪이되 늪인 줄 모르고 잠깁니다.
일본스런 한자말 ‘작업’을 손질하는 길은 수두룩합니다. 지난 1994해부터 이 말씨를 손질하는데, 2026해에 이르러 얼추 250가지 즈음으로 손질할 길을 이모저모 찾아냅니다. 그러니까 우리는 이미 250가지 즈음으로 여러 우리말을 고루 쓴 말살림이었는데, 스스로 말빛을 잊고 말길을 잃는 셈이라 할 만합니다. 앞으로 2036해 무렵에 이르면 300가지 즈음으로 손질길을 살필는지 모릅니다. 땀흘리고 힘쓰고 애쓰는 모든 곳에 ‘작업’이라고 할 테니까요. 손쓰고 손질하고 손보고 손대는 모든 곳도 ‘작업’이라고 퉁칠 테니까요. 가꾸고 일구고 다듬고 짓고 빚고 돌보는 모든 곳도 ‘작업’이라고 뭉뚱그릴 테고요.
[일본스런 한자말 ‘작업’ 손질하기]
https://blog.aladin.co.kr/hbooks/17197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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