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스, 푸른푸른 창비청소년시선 14
김선우 지음 / 창비교육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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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 / 문학비평 . 시읽기 2026.3.26.

노래책시렁 539


《댄스, 푸른푸른》

 김선우

 창비교육

 2018.5.30.



  읽고 듣고 새기고 눈여겨보고 말을 섞으면서 배우는 모든 어린이는 어른을 일깨우며 즐겁게 반짝이는 별님입니다. 익히고 들려주고 생각하고 들여다보고 말을 나누면서 살림길에 손을 뻗는 모든 푸름이는 어른을 가르치며 기쁘게 피어나는 들꽃입니다. 우리가 어른이라면 멋글이나 맛글이 아닌 삶글과 살림말을 들려줄 노릇입니다. 우리가 어른스럽게 어린이와 푸름이한테서 배울 줄 안다면, 숲글과 사랑말을 속삭이면 됩니다. 《댄스, 푸른푸른》을 읽는 내내 “아는 나”라는 대목이 자꾸 보입니다. 그러나 “아는 나”라기보다는 “느껴 본 나”라고 해야 맞지 싶습니다. ‘생각’이라는 낱말도 자주 나오는데, 이 노래책에 나오는 ‘생각’은 거의 ‘여기다·보다·느끼다·싶다’를 가리킵니다. 샘물처럼 새롭게 샘솟으면서 별빛으로 반짝이는 씨앗이기에 ‘생각’인걸요. 글이건 말이건 우리가 짓거나 보내거나 지내거나 누리거나 겪는 삶을 담아내게 마련입니다. 어린노래이건 푸른노래이건 “어떻게 살아온 나날”을 왜 들려주려고 하는지 좀더 짚고 살필 일이라고 봅니다. 글멋이 아닌 글살림으로, 글맛이 아닌 “살림을 지으며 샘솟는 글”로 가다듬을 때라야 비로소 푸른노래이건 푸른너울이건 푸른꽃이건 춤짓으로 피어날 수 있습니다.


ㅍㄹㄴ


이 빠진 마음을 아는 나는 / 말랑말랑 떡이랑 양갱이랑 홍시를 보면 / 할머니 생각이 제일 먼저 난다 (말랑말랑 할머니/19쪽)


― 수아야, 여기 아직 아프냐? / 내 턱에 밉게 난 흉터 / 가까이서 본 애들은 징그럽다고 하는데 / 영호는 아프지 않냐고 물었거든 (내 남친 영호/25쪽)


나는 우등생도 아니고 / 우리 집은 은지네처럼 잘살지도 않는데 / 나는 왠지 은지가 가엾어서 울고 싶다 / 은지를 우리 집에 데리고 가서 / 엄마 아빠가 차려 준 따뜻한 밥을 먹여 주고 싶다 (은지의 연필/47쪽)


+


《댄스, 푸른푸른》(김선우, 창비교육, 2018)


꺄아아아아아아 우리는 환호성을 지르지

→ 꺄아아아아아아 우리는 소리지르지

→ 꺄아아아아아아 우리는 외치지

12쪽


바야흐로 나는 지금 생각의 봄이 싹트는 중이다

→ 나는 바야흐로 봄빛으로 생각이 싹튼다

→ 나는 막 생각이 싹트는 봄이다

→ 나는 이제 생각이 싹트는 봄이다

17쪽


앞니가 두 개 빠졌을 때

→ 앞니가 둘 빠졌을 때

19쪽


말랑말랑 떡이랑 양갱이랑 홍시를 보면 할머니 생각이 제일 먼저 난다

→ 말랑말랑 떡이랑 단묵이랑 붉감을 보면 할머니가 맨 먼저 떠오른다

19쪽


지금 나의 나무는 붉은 꽃 세 송이를 달고 있는데

→ 오늘 내 나무는 붉은꽃 세 송이를 다는데

→ 오늘 이 나무는 붉은꽃송이를 셋 다는데

34쪽


첫 장을 펼쳐요. 아무것도 쓰이지 않은 백지예요. 당신의 이름을 거기에 적어요

→ 첫 쪽을 펼쳐요. 아직 쓰지 않은 종이예요. 그대 이름을 적어요

→ 첫 자락을 펼쳐요. 흰종이예요. 이녁 이름을 적어요

37쪽


괜찮아. 어떤 경우에도 내가 나를 믿어 주는 한

→ 걱정 마. 내가 나를 믿으면

→ 멀쩡해. 내가 나를 믿는다면

→ 넉넉해. 내가 나를 믿으니

40쪽


하지만 나는 새들에게 내 식대로 인사할 수 있고

→ 그렇지만 나는 새한테 내맘대로 말할 수 있고

→ 그런데 나는 새한테 마음껏 말을 섞을 수 있고

48쪽


내게 남은 할머니의 목소리 중에 제일 오래된 것은 일테면 매우 문학적이었다

→ 내게 남은 가장 오랜 할머니 목소리는 일테면 매우 간드러진다

→ 내가 떠올리는 가장 오랜 할머니 목소리는 일테면 매우 곱다

52쪽


봄 이후 가장 많이 변한 건 우리 엄마다

→ 봄부터 가장 많이 바뀐 우리 엄마다

→ 봄 뒤로 가장 많이 바뀐 우리 엄마다

58쪽


정말 사랑한다는 거 늘 고맙게 생각한다는 거

→ 참말 사랑하고 늘 고맙게 여기고

→ 아주 사랑하고 늘 고맙고

94쪽


쓸쓸한 날의 쓸쓸한 기분은 살아 있는 게 뭔가 의미 있는 것 같은 특별한 느낌을 줘

→ 쓸쓸한 날 쓸쓸한 마음은 삶에 뜻이 있는 듯해 남달라

→ 쓸쓸한 날 쓸쓸한 빛은 살아가는 뜻을 다르게 느껴

100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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