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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문 너머에 ㅣ 글로연 그림책 35
송기두 지음 / 글로연 / 2023년 8월
평점 :
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6.3.3.
그림책시렁 1764
《어쩌면 문 너머에》
송기두
글로연
2023.8.30.
이곳은 안 좋거나 모자라거나 갑갑하다고 여기니 바깥인 저곳으로 가려고 합니다. 참말로 굳이 이곳에 머무를 까닭이 없기에 저곳으로 새롭게 나아갈 만합니다. 한 곳에서만 뿌리내려야 하지 않아요. 풀도 나무도 씨앗을 맺고서 곁에 톡 떨구기도 하지만, 새와 바람한테 씨앗을 맡기면서 머나먼 새터로 날아가곤 합니다. 그러나 꼭 저곳만 좋다고 여겨야 하지 않습니다. 바깥이기에 낫지 않아요. 우리 스스로 오늘 이곳에서 삶을 가꾸고 살림을 빚고 사랑을 나누는 하루를 살아내지 않고서, 그냥그냥 저 너머로 가기를 바랄 적에는, 드디어 저 너머로 옮길 수 있다고 하더라도 “이곳에서 갑갑하다고 느낀 굴레”를 저곳에서 똑같이 맞이하게 마련입니다. 《어쩌면 문 너머에》는 여기를 떠나서 저기로 가려는 마음 하나에다가 저곳으로 처음 발을 내딛을 적에 두렵다고 지레 여기는 마음 둘이 맞물리는 줄거리입니다. 갈팡질팡이자 오락가락입니다. 오늘 여기에 있는 내가 못미덥거나 못마땅한 나머지, 너머이자 이다음인 남이 좋아 보이거나 부럽다고 여기는 늪이라 하겠지요. 모든 곳은 맞물리면서 나란합니다. 여기서 싫었는데 저기서는 좋을 수 없습니다. 여기만 좋거나 저기가 나쁠 수 없어요. 먼저 우리 마음에 드리운 들보를 걷어내고서 집부터 지을 노릇입니다. 스스로 아늑히 깃들 집을 짓지 않기에 자꾸 남을 쳐다봅니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