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메네이 사망 소식에 이란인들, 춤추고 동상 철거까지…트럼프 "나라 되찾을 기회"

https://www.youtube.com/watch?v=s4AEBUmgy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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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 4 들풀 들불 들꽃

책벌레수다 : 고꾸라진 우두머리



  나는 1975해에 태어났으되, 1979년까지 이 나라가 어떤 꼴이었는지 알지 못 한다. 1975∼79해 즈음에는 마냥 뛰노는 아이였기도 하고, 고삭부리라서 늘 끙끙 앓아누웠고, 앓아누울 적이건 골목이나 집에서건 도깨비를 밤낮으로 맨눈으로 보며 시달렸다. 1980해에 전두환이 총칼로 벼슬힘을 거머쥐고서 윽박지르는 줄 몰랐다. 여섯살배기가 뭘 알겠나. 열 살이던 1984해 즈음에서야 ‘어린배움터 곳곳에 붙은 얼굴그림’이 ‘전두환 + 교장’인 줄 비로소 알아차렸다. 어린배움터에서는 툭하면 길거리에 한나래(태극기)를 들고 나가서 쉬잖고 흔들라고 시켰다. 노태우가 고꾸라질 무렵까지 어린배움터뿐 아니라 푸른배움터도 ‘새마을청소·근로동원’을 시켰다. 아무튼 나는 전두환이 끌려내려올 적과 박정희가 피를 뿜으며 숨질 적에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 턱이 없었는데, 집이나 마을에서 어떤 어른도 ‘나라 돌아가는 이야기’를 안 들려주었다. 보임틀에서 뭐가 나오면 “애들은 보지 마라.” 하는 꾸지람만 들었다. 배움터에서는 길잡이가 늘 입꾹닫이면서 몽둥이만 흔들었다.


오늘날 거대 군수산업체들은 전쟁 무기의 생산과 판매, 유통을 함께하고 있습니다. 어떤 경우든 이들은 무기를 더 많이 만들어서, 더 많이 팔아 이윤을 남기는 게 목적입니다. 《평화는 처음이라》 94쪽


  2026해 첫봄으로 접어들 무렵, 이란 우두머리가 펑펑 터져서 죽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어제오늘 사이에 안 죽었어도 곧 죽을 만하지 싶다. 미국·이스라엘이 이란 곳곳을 펑펑 터뜨린 일이란, 김재규가 박정희와 차지철을 꽝꽝 쏘아서 골로 보낸 일하고 나란하다고 느낀다. ‘옳고그름’이 아니라 “온나라를 주먹힘으로 윽박지르고 들꽃인 사람들을 마구잡이로 죽인 군사독재 우두머리”가 마침내 사라진 일을 바라보아야지 싶다. ‘김재규·트럼프’는 꽃님(영웅)이 아니다만, 우리가 새길로 돌아설 수 있는 갈림길에 돌 하나를 놓았다고 여겨야지 싶다. 우리나라 광주에서 숱한 사람이 애꿎게 목숨을 잃어야 했고, 이란은 테헤란뿐 아니라 그 나라 곳곳에서 숱한 사람이 서글프게 목숨을 잃어야 했다. 우리나라 광주에서 몇 사람이나 죽어야 했는지 아직도 낱낱이 모르듯, 이란에서 그야말로 얼마나 숱하게 끔찍하게 죽어야 했는지 제대로 모른다.


“그럼 특훈. 지금부터 특훈할 거야?” “엇? 오늘은 이만 집에 가서 술 마시고 자고 싶은데.” “특훈.” “야, 이거 놔.” 《쓰레기 용사 4》 151쪽


  여러모로 보면, 우리나라도 베네수엘라도 북녘도 이란도 쿠바도 ‘가난해야’ 할 까닭이 터럭만큼도 없다. 저마다 다르게 넉넉하고 가멸찬 나라이다. 그렇지만 힘으로 억누르고 쥐어짜는 우두머리가 ‘막짓(군사독재)’을 벌인다. 나라살림을 몇몇이 돌라먹거나 빼돌리거나 움켜쥔다. 우리나라는 그나마 ‘읽고 쓰는 몫(권리)’이 어느 만큼 있지만, 베네수엘라·북녘·이란·쿠바는 ‘읽고 쓰는 몫(언론자유·언론권리)’이 깡그리 없다. 이들 네 나라는 나라지기와 벼슬아치 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여겨 누리길(인터넷)을 통째로 끊어버리기까지 했다. 이런 얼거리는 중국도 비슷하다. 중국에는 ‘읽쓰몫’이 없다. 더 돌아볼 노릇이다. ‘북한인권’이라는 낱말을 쓰면 마치 ‘조중동 끄나풀’로 여기는 분이 꽤 있더라. 남녘과 한겨레인 북녘은 ‘사람길(인권)’이건 아름길(민주)이건 아예 없다. 우리는 ‘북한인권’이라는 이름을 왜 못 써야 할는지 곱씹을 노릇이다. 왜 “한겨레 두나라가 그토록 싸움붙이(전쟁무기)에 목매달면서 나라살림은 뒷전일 뿐 아니라, 아름길을 짓밟는”지 낱낱이 짚고 따지고 밝히고 말하면서, 이 모든 수렁을 걷어내는 길을 열어야 하지 않나? 우리나라도 북녘도 베네수엘라도 이란도 쿠바도 ‘사회주의·자본주의·공산주의·민주주의’ 같은 겉이름이 아닌, “서로 돌보고 아끼며 어깨동무로 즐겁게 살림하는 아름길”을 걸어가는 속이름을 바라볼 노릇이지 싶다.


그때 이후로, 나는 이러한 나무들을 친구처럼 보게 되었다. 나무가 내 길을 따라 자라나고, 내가 나무에 다가서고, 그 바늘잎들을 어루만지며 미소짓는다. 《아이들은 왜 자연에서 자라야 하는가》 68쪽


  진도 앞바다와 용산 가겟길에서 숱한 사람이 애꿎게 죽었는데, 무안나루에서도 난데없이 한꺼번에 서글프게 죽었다. 그런데 우리는 ‘무안참사’라는 이름조차 못 쓰거나 안 쓴다. “무안나루를 하루빨리 다시 열기”만 하면 될까? 아니다. ‘무안참사’가 왜 터졌는지 낱낱이 파헤쳐서 이런 끔찍한 죽음늪이 더는 없도록 온나라를 아름답게 돌보는 길을 펴야 한다. ‘무안참사’에 눈을 감거나 입을 닫을수록 이 나라는 아름길하고 등지고야 만다. 두레(사회주의·공산주의)가 아닌 사슬(군사독재)인 북녘과 베네수엘라와 쿠바에 햇볕과 별빛이 스며들어서 바뀌어야 한다는 마음을 틔우지 않을수록 이 나라도 똑같이 ‘두레 아닌 사슬’에 갇힌다. 들풀을 짓밟고 들꽃을 사납게 꺾어버리는 얼뜬 우두머리가 판치는 이란에 마음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이 나라도 나란히 얼뜬 굴레로 치달으리라 느낀다.


특별법을 만들고 다시 자식 잃은 부모가 되어 기다리면 될 거라 기대했다. 모두가 슬퍼하고 분노한 참사를 다시는 겪지 않아도 될 안전한 사회가 될 거라 기대했다. 《금요일엔 돌아오렴》 340쪽


  나는 들풀이다. 너는 들꽃이다. 우리는 들빛이다. 조촐히 보금자리를 일구는 수수한 모든 사람은 들동무이다. 나라지기와 벼슬아치는 짐짓 윗자리로 보이지만, 그들도 조그마한 들풀이며 들꽃이다. 다만 그들은 스스로 들풀이며 들꽃인 줄 잊어버린 나머지 돈바라기·이름바라기·힘바라기로 기울고 말았을 뿐이다. 너하고 나도 스스로 들빛인 줄 잊으면 꼭두각시나 노리개가 되고 만다. 한 송이 꽃만 곱지 않다. 모든 송이 모든 꽃이 다 다르게 곱다.


“그럼, 일단 집으로 들어갈까? 쌓인 얘기도 많을 테니. 따뜻한 차를 마시면서 각자 있었던 일을 얘기하지 않을래? 여기라면 인간은 들어오지 못할 테고, 이 공간 밖에는 비가 오고 있으니까.” 《은의 밀밭 3》 187쪽


  누구나 날개를 되찾기를 빈다. 누구나 날개를 펴기를 빈다. 돈꾼·이름꾼·힘꾼·벼슬꾼이 저들끼리 담벼락을 쌓으면서 히히덕거리던 모든 막짓과 사납짓을 걷어내기를 빈다. 다 다른 모든 들풀이 온들과 온숲과 온메와 온마을과 온집에서 스스럼없이 춤추고 노래하는 푸른길을 바란다. 다 다른 모든 살림터마다 싸움붙이(전쟁무기)를 모두 걷어내고서 오롯이 살림살이에 온힘과 온마음과 온땀을 들이기를 바란다. 우리가 곁에 둘 ‘온책’이라면, “정의로운 주장”이 아닌 “함께 살림짓는 사랑으로 가꾸는 보금자리 이야기”를 담아야지 싶다. “아이어른이 함께 슬기롭고 눈빛을 밝히면서 돌보고 일구는 즐거운 우리집 이야기”를 글로 쓰고 책으로 읽으면서 푸른별이 푸르게 반짝이는 오늘 하루를 열어야지 싶다.


《평화는 처음이라》(이용석, 빨간소금, 2021.4.2.)

《쓰레기 용사 4》(로켓상회 글·나카시마723 그림/ 옮김, 대원씨아이. 2026.1.26.)

#勇者のクズ #ロケット商會 #ナカシマ723

《아이들은 왜 자연에서 자라야 하는가》(게리 폴 나브한·스티븐 트림블/김선영 옮김, 그물코, 2003.3.31.첫/2003.12.30.2벌)

#TheGeographyofChildhood #GaryPaulNabhan #StephenTrimble

《금요일엔 돌아오렴》(416세월호참사 작가기록단, 창비, 2015.1.16.첫/2015.2.12.5벌)

《은의 밀밭 3》(이나 츠자와/나민형 옮김, 학산문화사, 2025.5.25.)

#銀の麥畑 #津澤イナ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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