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두리스트, 종이 한 장의 기적
심미래 지음 / 스토리닷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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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읽기 . 숲노래 책읽기 / 인문책시렁 2026.2.2.

인문책시렁 452


《투두리스트, 종이 한 장의 기적》

 심미래

 스토리닷

 2025.2.6.



  글쓰기나 책쓰기하고 얽힌 길로 가고픈 숱한 젊은이가 으레 ‘출판사 편집부’로 들어가려고 합니다. 엮음이(편집자)로 일하고서 글길을 여는 분이 꽤 있습니다. 글과 책을 다루는 곳에 몸담기에 글쓰기나 책쓰기를 즐겁게 할 수 있습니다만, ‘출판사 편집부’는 책밭 가운데 아주 조그마한 자리예요. 다시 말하자면, ‘출판사 편집부’에서 여러 해나 열 해 남짓 일하고 나서 글쓰기를 해서 책을 낼 수 있습니다만, 부디 이렇게 안 하기를 비는 마음입니다.


  글이며 책하고 사귀고 싶다면 ‘편집부’가 아닌 ‘영업부’에서 일하시라고 여쭙니다. 아직 책마을을 모르기에 ‘편집부’가 끌릴 만할 텐데, ‘영업부’에서 일을 해야 책집을 만나고, 책숲을 찾아가고, 지은이 심부름을 하면서 이모저모 책밭을 익히게 마련입니다. ‘책팔이(영업)’를 하는 동안 “책에 아무 마음이 없는 사람”을 책놀이로 이끄는 길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길바닥에서 책장사(가판)를 하는 여러 날을 겪으면서 “책이 있건 말건 안 쳐다보는 사람”과 “책 한 자락을 즐겁게 만나려는 사람”을 고루 헤아릴 수 있습니다.


  참말로 글쓰기나 책쓰기하고 얽힌 길로 가고 싶다면 ‘출판사 편집부’가 아닌 ‘출판사 영업부’로 들어가서 온몸으로 책을 만나고 책이웃(독자)을 만날 노릇이라고 봅니다. 편집부로 들어가면 글바치(작가)는 늘 마주하고 어울리지만, 정작 책이웃(독자)은 아예 안 보게 마련입니다. 게다가 책짐을 나를 일이 없는 편집부요, 헛간에 쌓인 책을 손질할 일도 없는 편집부입니다. 오히려 책하고 한결 먼 곳이 편집부입니다.


  거꾸로 영업부에 들어가면 글바치(작가)를 만날 일은 드물거나 없되, ‘출판사 편집부에서 글바치 모심(접대)을 하고 난 뒤’에 궂은일은 도맡아 하지요. 이뿐 아니라 영업부에서 일하기에 언제나 책이웃(독자)을 만나고, 책집일꾼을 만나며, 책이 어떻게 태어나서 곳간(창고)에 들어가고, 또 어떤 숱한 사람들 손을 거쳐서 책집으로 하나하나 들어가는지 지켜보고 알아봅니다.


  《투두리스트, 종이 한 장의 기적》은 책이름 그대로 누구나 종이 한 자락을 곁에 놓으면서 스스로 새빛을 짓는 길을 들려줍니다. 참말로 모든 사람은 빛(기적)입니다. 이미 이 땅에 태어난 몸으로도 빛(기적)입니다. 암씨와 수씨가 만나서 몸 하나를 빚는 일이란 그야말로 빛입니다. 엄마몸에서 열 달을 살아낸 일도 빛이요, 이윽고 밖으로 나와서 무럭무럭 자라 오늘에 이른 모습으로도 넉넉히 빛입니다.


  말을 하거나 글씨를 끄적일 수 있는 모든 일도 빛입니다. 이렇게 하나하나 빛인 줄 짚어가노라면, 스스로 씻고 싶은 눈물과 스스로 짓고 싶은 웃음을 손수 종이에 적을 만해요. 눈물글과 웃음글을 나란히 적으면서 스스로 꿈길을 빚을 만합니다.


  글만 써서 먹고사는 길이란 꽤 많습니다. ‘풀이글(사용설명서)’을 쓰는 자리가 꽤 많기도 합니다. 벼슬길(공무원)도 곰곰이 보면 온통 글쓰기입니다. 벼슬꾼이 내는 꾸러미(보고서)는 책과 마찬가지입니다. 밥집에서 설거지나 나름이로 일하더라도 얼마든지 글쓰기를 합니다. 종이에 쓰지는 않되, 온몸과 온마음에 하루살림을 낱낱이 새기거든요. 몸쓰기란 언제나 새삼스런 글쓰기입니다.


  글이나 책을 ‘제대로(전문으로)’ 배우려면, 언제나 온몸으로 땀흘려서 뛰는 여러 일터에 깃들면서 여러 해를 느긋이 보내면 됩니다. 무슨 일이든 우리 스스로 북돋웁니다. 어느 곳이든 우리를 가르칩니다. 언제 어디에서나 배우고 익히면서 피어나는 삶입니다. 푸른배움터를 다니는 푸른씨가 이러한 대목을 일찌감치 느끼고 알도록 도움말을 들려주는 어른이 늘어나기를 비는 마음입니다.


  손바닥을 비비기만 해서는 빈털터리로 기울지만, 두 손을 가만히 비나리로 풀면서 숨결과 이슬을 고이 빚는 사랑으로 나아가면 다릅니다. 이때에는 시나브로 빛씨 한 톨을 맺게 마련입니다. 이 빛씨를 우리 보금자리에 손수 심어서 차분히 가꾸면 어느 날 문득 모든 꿈을 이룬다고 느낍니다.


ㅍㄹㄴ


많은 자기 계발서에서 강조하듯, 중요한 것은 결국 ‘하느냐 마느냐’, 즉 실행의 차이다. (12쪽)


단순하게 생각해 자유롭게 그냥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써 보는 거다. ‘버킷리스트’ 대신 ‘싶다리스트’로 표현을 바꾸고 나서, 하고 싶은 일을 떠올리는 것이 훨씬 쉬워졌다. (40쪽)


떠오르는 대로 적은 거라 조금은 산만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무작정 적은 것 같은 리스트를 살펴보면 내가 어떤 걸 좋아하는지,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다. (67쪽)


내가 투두리스트를 손으로 쓰는 이유는 해야 할 일을 잊지 않고 실행하기 위해 작성하는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 일과를 떠올리며 한 글자 한 글자 손으로 적으며, 해야 할 일을 상기시키기 위해서다. (103쪽)


혼자 떠나는 여행은 특별하다. 온전히 내 의견과 결정으로 이루어지는 시간이기 때문에 나 자신을 더 잘 알게 되고, 나와 더 친해질 수 있는 기회가 된다. 그 과정에서 내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도 명확히 알게 되며, 몰랐던 새로운 내 모습을 발견하기도 한다. (236쪽)


+


《투두리스트, 종이 한 장의 기적》(심미래, 스토리닷, 2025)


가장 정신없고 바쁜 애 둘 맘 엄마가 된 직후

→ 가장 허둥지둥 바쁜 애 둘 엄마가 된 뒤

→ 가장 헐레벌떡 바쁜 애 둘 엄마가 되고서

10쪽


돌아보니 그 시작은 바로 투두리스트였다

→ 돌아보니 그때는 바로 ‘하고 싶다’였다

→ 돌아보니 그 일은 바로 ‘하련다’였다

→ 돌아보니 첫걸음은 바로 ‘한다’였다

→ 돌아보니 첫길은 바로 ‘할거리’였다

11쪽


며칠 후, 마인드맵으로 다시 정리해 봤다

→ 몇날 뒤, 마음꽃으로 다시 추슬러 봤다

→ 얼마 뒤, 생각꽃으로 다시 다듬어 봤다

→ 이윽고 빛그림으로 다시 적어 봤다

20쪽


시간이 지나도 확실한 결정이 없어서 아빠와의 충돌이 많았다

→ 살고 살아도 뚜렷이 길을 안 잡아 아빠하고 자주 부딪혔다

→ 아무리 흘러도 딱히 안 고르니 아빠하고 거듭 부딪쳤다

28쪽


떠오르는 대로 적은 거라 조금은 산만해 보일 수 있다

→ 떠오르는 대로 적으니 조금은 어수선해 보일 수 있다

→ 떠오르는 대로 적어서 조금은 뒤죽박죽 같을 수 있다

67쪽


내가 투두리스트를 손으로 쓰는 이유는 해야 할 일을 잊지 않고 실행하기 위해 작성하는 것이다

→ 나는 ‘하고 싶다’를 손으로 쓰는데, 해야 할 일을 안 잊으려는 뜻이다

→ 나는 ‘하련다’를 손으로 쓴다. 해야 할 일을 잊고 싶지 않다

→ 나는 ‘한다’를 손으로 쓴다. 해야 할 일을 떠올려서 하려는 뜻이다

→ 나는 ‘할거리’를 손으로 쓴다. 해야 할 일을 하려는 뜻이다

103쪽


아침에 일어나 일과를 떠올리며 한 글자 한 글자 손으로 적으며, 해야 할 일을 상기시키기 위해서다

→ 아침에 일어나 하루를 떠올리며 한 글씨씩 손으로 적는데, 해야 할 일을 떠올린다

103쪽


팩폭(팩트 폭력. 반박할 수 없는 팩트로 심리적인 타격을 준다는 뜻) 당했다. 너무 맞는 말이라 반박할 수 없었다

→ 맞말을 들었다. 아주 맞는 말이라 대꾸할 수 없다

→ 바른말을 들었다. 그냥 맞는 말이라 대들 수 없다

→ 옳은말을 들었다. 참 맞는 말이라 따질 수 없다

122쪽


마감시간이 다가오면 초인적인 힘이 생기기 마련인데

→ 마감이 다가오면 번쩍번쩍 힘이 생기게 마련인데

→ 마감이 다가오면 눈부시게 힘을 내게 마련인데

129쪽


영어로 스몰 토크 하고 싶다

→ 영어로 수다를 하고 싶다

→ 영어로 떠들고 싶다

→ 영어로 조잘대고 싶다

→ 영어로 재잘대고 싶다

138쪽


남편은 늘 감사의 표현을 아끼지 않는다

→ 곁님은 늘 아낌없이 고맙다고 말한다

→ 짝지는 늘 거듭거듭 고맙다고 밝힌다

264쪽


내가 해온 작은 실천들이 누군가에게 변화의 시작이 되고,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힘이 되어 주는 일은 정말 큰 보람을 느끼게 한다

→ 내가 해온 작은일이 이웃한테 새살림 씨앗이 되고, 새길로 나아가는 힘으로 반짝이면 무척 보람차다

→ 나는 작은일을 하는데 이웃한테 새롭게 씨앗이 되고, 새길로 나아가는 힘으로 피어나면 참으로 기쁘다

269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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