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5.12.16. 먹을 틈새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어젯밤에 고흥으로 돌아와서 아이랑 곁님이랑 이야기하고 보니 어느덧 새벽 01시입니다. 저는 으레 20∼21시 즈음에 잠들고서 00∼01시에 하루를 새롭게 여는데, 하루를 열어야 할 때에 이르러서야 겨우 등허리를 펴고 누웠어요. 그래도 06시에 부시시 일어나서 아침일을 한 뒤에 11시 즈음 다시 누웠고, 15시까지 까무룩 곯아떨어집니다.


  잠결에 부엌에서 작은아이가 밥짓는 소리를 듣습니다. 속으로 “고맙구나!” 하고 읊고는 다시 꿈누리로 날아갔습니다. 15시에 일어났어도 멍합니다. 그동안 장만해 놓고서 못 읽고 묵힌 그림꽃(만화)을 한 자락 읽고서 손발톱을 깎습니다. 귤을 두 알 먹고서 ‘2025년 문학상주작가 지원사업’ 꾸러미(보고서)에 담을 글을 한창 씨름하면서 씁니다. 이제 나도 먹을 틈새가 나는가 하고 때를 보니 17:29.


  낱말책을 쓰고 엮고 손보는 동안에는 한나절(4시간)은 아무렇지 않게 휙 지나갑니다. 한나절 꼼짝않고 앉아서 글일을 여민다는 뜻입니다. 때로는 두나절을 지내는데, 이러고도 힘들거나 결리거나 뻐근하다고 느낀 적은 없습니다. 다룰 낱말을 제대로 짚고 헤아려서 끝내는 데에만 온마음을 쏟느라, 추운지 더운지 배고픈지 배부른지 하나도 안 느껴요.


  밥살림을 맡거나 집안일을 할 적에도 똑같습니다. 그저 살림을 하고 일을 합니다. 아이들이 뛰놀 적에는 때(시간)를 안 봅니다. 곳(장소)을 안 가립니다. 노는 모든 아이는 때곳을 건너뛰어 스스로 웃음꽃으로 지피기에, 모든 아이는 저마다 마음에 살림씨를 심는 삶이라고 느낍니다. 우리는 누구나 때곳을 가로지르며 뛰놀고 웃음꽃을 피우는 동안 살림씨를 심은 아이로 살았어요. 어른이란 몸을 입은 오늘 누구나 살림짓기를 넉넉히 할 만하다고 봅니다.


  노래하면 되는걸요. 일노래를 하면 됩니다. 노래하면 됩니다. 살림노래를 하면 되어요. 노래하면 즐겁습니다. 집노래에 마을노래에 숲노래에 바다노래에 하늘노래를 스스로 지어서 스스로 담기에 누구나 아름답습니다.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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