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10.6.


《탈학교의 상상력》

 이한 글, 삼인, 2000.9.7.



조용히 흘러가는 한가위 시골이다. 긴 쉼날이되 비가 잦으니 조용하다. 오늘은 구름이 짙으면서 비는 오지 않는 아침과 낮이다. 빨래를 하고, 집일을 한다. 콜록이는 아이들은 나아간다. 늦은낮에 두바퀴를 달린다. 가을들에 멧비둘기가 무리지어 빛줄(전깃줄)에 앉는다. 과일하고 이모저모 장만하고서 집으로 돌아간다. 저녁을 차리고서 하루글을 쓰다가 까무룩 잠든다. 《탈학교의 상상력》을 오랜만에 되읽었다. 2000년에도 2025년에도 이한 씨 글은 어렵다. 서울대를 마친 모든 사람이 글을 어렵게 쓰지는 않는다만, 서울대라는 곳을 맛본 분은 “쉽게 쓰기”를 꺼린다. 어린이부터 시골할매까지 알아볼 만한 글을 쓰려는 마음이 안 보인다. “어렵게 딴 종이(졸업장)”라고 여겨, “어렵게 꼬아서 길게 쓰는 버릇”이 짙다. 누구보다 ‘서울대사람’ 가운데 하나라도 앞장서서 “다섯 살 어린이 눈높이”에 맞추는 글을 쓰고 “시골할매랑 어깨동무”하는 말을 편다면, ‘탈학교의 상상력’처럼 꾸밈말을 걷어낼 만하다. “학교를 버리는 꿈”이란, 어린이와 시골할매 눈으로 말하자면 “어디서나 누구나 배우는 꿈”이라는 뜻이다. 어디서나 배우면 되고, 누구나 배우면 된다. 풀꽃한테서도 배우고 빗방울한테도 가르치면 된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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