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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한 표, 누구를 뽑을까? ㅣ 키다리 그림책 63
마키타 준 지음, 오카야마 다카토시 그림, 고향옥 옮김 / 키다리 / 2022년 2월
평점 :
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9.21.
그림책시렁 1634
《소중한 한 표 누구를 뽑을까?》
마키타 준 글
오카야마 다카토시 그림
고향옥 옮김
키다리
2022.2.7.
우리 옛말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를 곱씹습니다. 잘잘못을 짚는 일은 하나도 안 나쁩니다. 그저 ‘남탓’을 하기 앞서 ‘나’부터 돌아볼 노릇입니다. 무엇보다도 ‘남한테 하는 말’은 노상 ‘내가 나한테 하는 말’입니다. 남을 추켜세우는 말이란, 남도 나도 갉는 ‘떠벌이는 자랑’으로 기울어요. 남을 깎거나 얕보거나 놀리는 말이란, 내가 나를 미워해서 죽이려는 눈물앓이입니다. 《소중한 한 표 누구를 뽑을까?》는 언뜻 보면 ‘몫(투표권)’을 다루는 듯싶습니다만, 곰곰이 볼수록 ‘쌈박질(전쟁)’에 갇히는구나 싶더군요. 오늘날 우리나라뿐 아니라 숱한 이웃나라를 보면 ‘다스림(정치)’이 아니라 ‘벼슬다툼(권력투쟁)’입니다. 이른바 큰무리(거대정당)는 으레 둘이 있게 마련인데, 큰무리 둘은 노상 티격태격하고, 사람들은 둘 가운데 한켠에 서서 나란히 삿대질을 합니다. 어질거나 슬기롭게 나라와 마을과 집을 다스릴 적에는 삿대질이나 탓질이 아닌 ‘이야기’를 합니다. ‘다스림길’일 적에는 ‘뽑기(투표)’를 안 하고 이야기를 합니다. 뽑기란, 1:99가 나오든 49:51이 나오든, 이기는 쪽에서 맘대로 하는 굴레예요. 이와 달리 ‘이야기(잇는·주고받는 말)’일 적에는 모두 함께 즐거울 길을 끝까지 생각하고 찾고 살핍니다. 몫(투표권)은 안 나쁘지만, 몫을 다루기 앞서 ‘길’과 ‘일’과 ‘말’부터 헤아릴 노릇입니다. 이야기부터 하고서 길을 찾아야지요.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