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8.20.
《이것은 누구의 이야기인가》
리베카 솔닛 글/노지양 옮김, 창비, 2021.12.7.
늦여름볕을 실컷 누리면서 집안일을 하다가, 두바퀴를 달려서 들길을 달려 본다. 제비떼는 여러 날 안 보인다. 떠났을까? 다른 하늘을 날까? 참새떼를 스친다. 150마리쯤이다. 2011년에 본 이곳 참새에 대면 1/10쯤 줄었다. 물까치가 떼지어 날아간다. 물까치가 하늘을 나는 모습을 바라보면 반짝반짝한다. 깃빛이 유난히 곱다. 마치 하늘에 물방울을 풀어놓은 듯싶다. 집안일에 애쓰는 아이들한테 복숭아를 장만해서 건넨다. 오늘저녁도 마을 곳곳에 풀죽임물을 무시무시하게 퍼붓는 소리가 넘친다만, 밤하늘 미리내는 반짝인다. 《이것은 누구의 이야기인가》를 좋게 읽었다는 이웃님이 제법 있어서 부산마실길에 장만해서 읽었다. 옮김말씨는 어쩔 길 없을 만하되, “누구 이야기”라는 데에 치우치는 바람에 “우리 이야기”를 놓쳤다고 느낀다. ‘아무’하고 다르게 너르게 여는 마음을 나타내는 ‘누구’이지만, 고리타분하고 낡은 굴레를 걷어치우자고 할 적에는 ‘누구’가 아니라 ‘우리(너 + 나)’를 바라볼 노릇이다. 금을 긋고서 싸우자고 하는 ‘누구’가 아닌, ‘남’을 아랑곳하지 않으면서 ‘나’부터 이곳에서 살림씨앗을 사랑으로 심는 길을 걷는 ‘하늘(하나인 우리)’을 헤아린다면 글줄기가 반짝반짝했을 텐데 싶어서 아쉽다.
#Whose Story Is This #Old Conflicts New Chapters #Rebecca Solnit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