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우리, 함께 살 수 있을까? - 밀레니얼 세대를 위한 북맹 탈출 안내서
김진향 지음, 차민지.황지은 엮음 / 슬로비 / 2019년 1월
평점 :
마치
조갑제가 박정희 찬양을 하듯
'우리 쪽'이면 다 찬양해야 한다고 여기는
참으로 안쓰럽고 불쌍한 책이다.
.
.
까칠읽기 . 숲노래 책읽기 / 인문책시렁 2025.8.21.
까칠읽기 92
《우리, 함께 살 수 있을까?》
김진향
슬로비
2019.1.21.
‘개성공원지구지원재단 이사장’이라는 이름을 걸기도 했고, 노무현·문재인·조국혁신당에 발을 담그는 김진향 씨가 낸 《우리, 함께 살 수 있을까?》는 얼핏 북녘을 헤아리는 줄거리를 담는 시늉이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북녘 모시기 + 개성공단 높이기’ 둘을 바탕으로 엮는다.
지난날 우리나라는 ‘이씨 조선’ 소리를 비아냥처럼 들어야 했는데, 이씨끼리 담벼락을 세우면서 사람들을 쥐락펴락하던 500해는 ‘중국사대주의 + 봉건제국주의’라는 사슬이었다. 오늘날 북녘은 ‘김씨 북조선’이요, 김씨끼리 담벼락을 세우면서 사람들을 쥐락펴락할 뿐 아니라, 아주 꼼짝을 못하도록 옭아매면서 길들이고 가두는 불바다이다.
북녘에도 배움터는 있고, 새뜸(언론)은 있되, 사람이 사람으로 살아갈 길을 배우는 터전하고 멀 뿐 아니라, 다 다른 삶빛을 밝히는 길하고도 멀다. 북녘에서도 책은 나오되, 이제는 북녘 스스로 찍을 종이나 돈조차 모자라서 중국이 종이에 돈을 대주기까지 하는 판인데, 북녘사람이 책을 읽을 틈(자유·권리)은 아주 없다시피 하다. 그나마 몇몇만 가까스로 손에 쥘 뿐이다.
사람을 굶겨죽이는 나라에서 그대로 굶어죽을 수 없어서 북녘을 떠난 사람이 ‘밉놈(배신자)’인가? 왜 사람들을 탓하거나, 북녘에서 겨우 달아나서 살아남은 사람을 허수아비로 여기는가? 사람들을 굶겨죽이는 꼭두각시(독재자)를 나무라면서, 이런 꼭두각시를 끌어내려야 마땅하지 않은가? 우리는 1945년 뒤로 남녘도 북녘도 꼭두각시가 서면서 한겨레를 두나라로 갈라치기하면서 서로 벼슬을 거머쥐고서 사람들을 길들이고 가두었다. 이제 우리 스스로 자꾸 잊는데, 남녘도 ‘여행할 자유·권리’를 누린 지 얼마 안 된다. 1990년 첫무렵까지 ‘자주 여행하는 사람’은 간첩으로 여기기 일쑤였다. 남녘에서는 2000년 첫무렵까지 ‘정밀지도’를 부동산 안쪽 말고는 어느 누구도 건사하면 안 되었다. 아니, 정밀지도를 팔지도 않았고 볼 수도 없었다. 2000년 첫무렵까지 정밀지도는 군사기밀이었고, 정밀지도를 건사한 사람은 국가보안법으로 붙들려야 했다.
아직 남녘도 북녘도 ‘주먹구구 나라’이다. 겉으로는 ‘민주’인 척하지만, 누가 우두머리에 서든 똑같이 ‘사납빼기(독재)’를 선보일 뿐이다. 남녘에 틀(법)이 있대서 참말로 틀대로 다스리거나 꾸리는가? 틀을 아랑곳하지 않는 힘꾼(기득권)과 돈꾼과 이름꾼이 얼마나 많은가?
북녘에서 ‘똑똑한 아이’만 열린배움터(대학교)에 간다는 말은 그야말로 헛소리이다. ‘똑똑한 아이’라 하더라도 ‘뿌리(출신성분)’가 안 좋으면 열린배움터는 어림조차 못 하는 곳이 북녘이다. 이 얼거리는 남녘이 조금은 풀리기는 하였되, 아직 남녘도 ‘똑똑한 아이’라 해서 마음껏 배워서 꿈을 펼 수 있지는 않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라는 옛말이 왜 있겠는가.
2025년 여름에 북녘에서 어마어마하게 돈을 퍼부은 ‘원산갈매해안관광지구’를 러시아 손님한테 열었다는 이야기가 살짝 나왔는데, ‘돈을 퍼부어 꾸민 또다른 트루먼쇼 같은 세트장’이라고밖에 볼 수 없는 슬픈 민낯이다. 남녘사람이 북녘으로 찾아갈 수도 없지만, 북녘사람은 북녘사람끼리도 만나기가 몹시 어렵거나 아예 못 만난다.
김진향 씨는 《우리, 함께 살 수 있을까?》 같은 책으로 눈속임을 하지 않기를 빌지만, 이미 이런 줄거리를 곳곳에 다니면서 수다(강연)로 풀어내는 듯싶다. 왜 눈가림을 할까? 왜 민낯을 감추려고 할까? 민낯을 제대로 짚고 나무라고 따질 줄 알아야, 이 곪고 썩어문드러진 곳을 하나씩 다스려고 고칠 수 있을 텐데? 썩어문드러져서 고름이 철철 흐르는 민낯을 바로잡지 않는다면, 북녘도 망가지지만 남녘도 쓰러진다. ‘두나라가 된 한겨레’가 싸움돈(국방비)으로 얼마나 쏟아부으면서 바보짓을 하는지 돌아볼 노릇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썩은 곳은 바로 싸움터(국방부)이지 않은가?
한지붕을 이고서 함께 살림을 하는 사이라면 흉허물없이 바라보고 풀어내어 하루를 지을 노릇이다. 잘잘못을 봄볕에 녹이고서 여름볕에 열매가 무르익도록 다스릴 줄 알아야 한다. 그야말로 허접하고 후줄그레한 책을 버젓이 내놓는 ‘민주당·조국혁신당 관계자’ 들은 누구보다 ‘꽃제비’한테 고개숙여서 잘못을 빌 노릇이라고 느낀다. 얼마나 많은 북녘사람이 ‘사납빼기(독재)’ 틈바구니에서 굶어죽고 몸을 팔아야 했으며 갖은 가시밭길을 걸어야 했는가? 우크라이나로 끌려가서 헛죽음으로 목숨을 잃는 북녘 젊은이는 안 보이는가?
ㅍㄹㄴ
우리가 무심코 치르는 분단비용이 있습니다. 직접적으로는 분단으로 인한 국방비와 체제유지비, 사회적 비용은 물론 국제정치적 손실과 외교비, 코리아 디스카운트 등 다양한 항목이 있을 거예요. (32쪽)
전쟁이 나면 쓴다? 그것보다는 전쟁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서 혹은 그들 자신의 안보를 위해서 만든 건 아닐까요? (63쪽)
거기도 엄연히 정치질서를 규정하는 법 제도가 있죠. 어떤 국가도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지는 않아요. (71쪽)
북측 사람들은 세습이란 말보다는 ‘계승’이라는 말을 사용해요. (74쪽)
북측에서는 그런 강제동원은 하지 않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께서 평양을 방문했을 때 평양 시민들이 도로를 가득 메우고 환영 인사를 했죠. 그들도 강제로 동원된 게 아니라 주로 조직별로 자발적으로 참가했다고 보는 게 타당해요. (81쪽)
아오지탄광에 강제로 끌려가 죽을 때까지 노동하는 상황이 생길 리가 없습니다. (98쪽)
종편 방송에 나오는 탈북자들은 사전에 대본을 받고 나와요. 과장하거나 각색한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방송에 자주 나오는 젊은 탈북자들은 1990년대 고난의 행군 때 어린 시절을 보낸 경우가 대부분이라 북측 사회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104쪽)
대학에 가는 사람은 우등생 중에서도 최우등생 몇 명만 갑니다 … 대학교와 전문학교 간의 차별도 없어요. 대학교로 가는 소수의 최우등생은 그 역할과 의무에 맞게 국가에 헌신하고, 전문학교에 가는 학생들은 현장에서 필요한 자기 전문성을 기를 뿐이죠. (112쪽)
유독 우리만 북녘땅에 발도 들여놓지 못하고 있어요. 유튜브만 검색해봐도 외국 여행자들이 평양 거리와 북측 사람들을 찍은 브이로그를 손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말입니다. (166쪽)
북측의 핵 개발은 미국과의 전쟁 상황에서 국가생존, 안보전략 차원에서 진행된 것입니다. 3대 세습과 같은 독특한 정치권력 구조도 휴전상황과 군사국가, 고도의 집단주의 체제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진행된 측면이 있다고 이야기했었죠? (194쪽)
+
《우리, 함께 살 수 있을까?》(김진향, 슬로비, 2019)
개성에서 근무를 시작한 건 2008년입니다
→ 개성에서는 2008년부터 일했습니다
→ 개성에서 2008년부터 일했습니다
6
우리 대통령께서도 북측이 진실로 평화를 원한다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전 세계에 천명한 거예요
→ 우리 나라지기도 북녘이 참말로 어깨동무를 바란다고 널리 외쳤어요
→ 우리 나라님도 북녘이 참으로 꽃나라를 바란다고 온누리에 밝혔어요
69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