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보리 어린이 그림책 11
박소정 지음 / 보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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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5.8.13.

그림책시렁 1616


《안녕》

 박소정

 보리

 2021.9.15.



  우리는 서로 만나거나 헤어질 적에 ‘안녕(安寧)’ 같은 한자말을 안 썼습니다. 쓸 일이 없습니다. 일본스러운 말씨이거든요. 우리는 “잘 잤니?”나 “잘 있었니?”나 “잘 지냈니?” 하고 말했고, “밥먹었니?”나 “반가워.” 하고 말했습니다. 헤어질 적에는 “잘 가!”나 “들어가!”나 “살펴가!” 하고 말했습니다. 《안녕》은 ‘딸아이’가 앞으로 ‘잘’ 지내거나 살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낸 붓끝이지 싶은데, 딱 여기서 끝입니다. 서로 다르거나 다 다르면서 함께 어울리고 놀고 사랑하는 길을 밝히려고 한다면, ‘둥글둥글 귀여운 여러 짐승’이 아닌 ‘가시내와 사내’를 나란히 그리면서 둘이 한빛은 눈길과 손길로 뛰놀고 자고 먹고 노래하는 하루를 들려주면 됩니다. 다시 얘기하지만, 귀염귀염 그림을 붓끝으로 펼쳐야 하지 않습니다. 투박하거나 수수해도 됩니다. 멋스런 나비하고 꽃만 소담스레 그려야 할 까닭이 없어요. 그릇에 담은 풀꽃이 아닌, 맨발로 타는 나무에 맨몸으로 뒹구는 풀밭이면 됩니다. 빗물을 마시고 냇물에 뛰어들고 바닷물과 하나로 어울리면서 바람하고 춤추는 모든 아이들을 그리면 됩니다. 이러면서 하나 더 살필 노릇입니다. 우리는 언제까지 우리말을 잊은 채 서로 일본말씨나 영어로만 부를 셈인가요?


ㅍㄹㄴ


《안녕》(박소정, 보리, 2021)


봄이 오고 있어

→ 봄이 와

→ 봄이 온다

2쪽


만약 나를 보면

→ 나를 보면

→ 네가 나를 보면

6쪽


그리고 내 마음을 나누어 줄 거야

→ 그리고 마음을 나누어 줄래

8쪽


옆에 있는 것만으로 힘이 될 거야

→ 옆에 있으면 힘이 나

→ 옆에 있기만 해도 기운나

14쪽


서로 좋아하는 것이 다를 수도 있으니까

→ 서로 다르게 즐길 수도 있으니까

→ 서로 다르게 반길 수도 있으니까

26쪽


누구를 만나든 인사할 거야

→ 누구를 만나든 말을 나눠

→ 누구를 만나든 말을 섞어

44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풀꽃나무 들숲노래 동시 따라쓰기》,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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