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7.2.


《프란츠 카프카 : 알려진 혹은 비밀스러운》

 라데크 말리 글·레나타 푸치코바 그림/김성환 옮김, 소전서가, 2024.5.10.



어제오늘은 집에서 등허리를 펴면서 바람소리와 여름볕과 풀노래와 새소리를 맞아들인다. 자주 씻고 빨래를 하면서 조용히 쉰다. 샘물 한 모금으로 넉넉한 여름이다. 가만 보면, 여름은 뜨겁게 끓인 국물을 조금 누리면서 밥도 줄이는 철이지 싶다. 여름은 땀을 빼면서 온몸에 볕살을 가득 담으며 새롭게 거듭나는 길목이라고 본다. 흰나비가 한꺼번에 깨어나서 춤춘다. 범나비랑 사향제비나비도, 물잠자리도 고추잠자리도 실잠자리도 나란히 어울린다. 마당과 뒤꼍 사이에서 여름빛을 흐드러지게 마주한다. 《프란츠 카프카 : 알려진 혹은 비밀스러운》을 읽고서 내내 갸우뚱했다. 알려지거나 숨은 이야기라고 하는데, 썩 새롭지 않다. 글그림을 맡은 두 분은 카프카라고 하먼 ‘시커먼 어둠’을 떠올리는구나 싶은데, 참말로 카프카는 시커먼 어둠을 글로 담은 사람이자 길일까? ‘어둠·어둡다’는 ‘어렵다’로 맞물린다. 어스름이 덮고서 어두운 때가 오면 이제 눈앞이 안 보인다고 여겨서 ‘어렵다’고 느낀다. 그런데 어둠이 짙게 깔리는 밤이 찾아오면 오히려 밝다. 별이 돋으면서 온누리를 새롭게 비춘다. 카프카는 어둡고 어려운 글인가, 아니면 한밤에 이르러 밝게 빛나는 별처럼 깊은 곳을 비추려는 글인가?


#FanzKafka

#RadekMaly #RenataFucikova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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