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노란 웃음을 짜 주세요 - 제7회 권태응문학상 수상작 문학동네 동시집 87
임수현 지음, 윤정미 그림 / 문학동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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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 / 문학비평 . 시읽기 2025.6.2.

노래책시렁 498


《오늘은 노란 웃음을 짜 주세요》

 임수현 글

 윤정미 그림

 문학동네

 2023.1.31.



  말과 글은 다를 수 없습니다. 말과 글이 다르면 거짓말이거나 눈속임이라는 뜻입니다. 그러면 생각할 노릇입니다. 왜 말과 글은 다를 수 없을까요? 글이란, 말을 담아낸 그림이니, 말을 그대로 담아요. 말이란, 마음을 담아낸 소리이니, 마음을 그대로 얹어요. 마음이 말을 거쳐서 글로 나타나니, 말과 글이 다르다면 “마음과 다르게 글만 꾸미거나 부풀리거나 감추거나 덧씌운다”는 뜻입니다. 이때에 더 살필 노릇인데, 우리는 말과 글을 다르게 하는 사람을 알아볼 눈빛인가요? 우리는 말과 글이 다른 사람을 못 알아차리는 눈길인가요? 《오늘은 노란 웃음을 짜 주세요》를 읽었습니다. 어린이한테 들려주거나, 어린이하고 나누거나, 어린이부터 읽을 글이라고 한다면, 예쁘게 꾸밀 글이 아니라, 어린이 누구나 저마다 마음에 심을 씨앗(글씨앗)일 노릇이라고 봅니다. 어떤 틀(동시작법)에 따라야 할 일이 없습니다. 어린이는 틀에 맞추어 자라지 않아요. 어린이는 틀에 따라서 커야 하지 않습니다. 어린이는 곁에서 여러 어른이 ‘길동무’이기를 바랍니다. 이렇게 하면 안 된다거나 저렇게 해야 한다고 이끄는 ‘길잡이’가 아니라, 어린이가 이렇게 놀거나 저렇게 노래하거나 즐겁게 사랑일 수 있는 길을 나란히 짚으면서 천천히 함께 걸어갈 사람이어야 비로소 어른이라고 봅니다. 말이란 늘 마음입니다. 어떤 마음이든 어떤 말에든 담을 수 있습니다만, 손수짓기라는 살림꽃을 말과 글에 담아내기를 바라요.


ㅍㄹㄴ


넌 참 좋겠다 / 문제집 같은 건 안 풀어도 되니까 / 고양이는 아홉 번 다시 태어난다던데 / 오구야 / 지금 넌 몇 번째니? (지금 넌 몇 번째니?/18쪽)


할머니 눈이 동그래졌어 / 신이 난 나는 더 더 더 / 몸을 배배 꼬며 / 머리를 앞뒤로 왔다 갔다 / 춤을 추고 또 췄어 // 그러다 나도 모르게 할머니를 칭칭 감았어 (단풍놀이/48쪽)


아이는 / 모래톱 위에 벗어 둔 / 신발 한 짝 누가 가져가 / 울고 있어요 // 이거 네 거니? / 파도는 조가비 슬리퍼를 내밀어요 (파도 신발 찾기/52쪽)


어디선가 들려오는 / 희고 작은 목소리 // 저기 눈먼 할머니가 / 장독 위 소복 쌓인 눈을 / 두 손 가득 담아 / 고봉밥으로 내놓았어요 (하얀 목소리/59쪽)


+


《오늘은 노란 웃음을 짜 주세요》(임수현, 문학동네, 2023)


툭― 전나무 가지 위에서 눈덩이 떨어지는 소리

→ 툭! 전나무 가지에 눈덩이 떨어지는 소리

58쪽


고봉밥으로 내놓았어요

→ 듬뿍밥으로 내놓아요

→ 담뿍밥으로 내놓아요

→ 수북밥으로 내놓아요

→ 푸짐밥으로 내놓아요

59쪽


순한 양을 만든 거야?

→ 몽실염소로 바꿨어?

→ 털염소로 거듭났어?

78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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