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5.19.


《어떤 날은》

 파올라 퀸타발레 글·미겔 탕코 그림/정원정·박서영 옮김, 문학동네, 2025.1.31.



해를 먹으면서 걷는 아침이다. 고흥 보금숲으로 돌아간다. 시외버스에서 책읽기로 보낸다. 다만, 고흥읍에 닿고도 마을앞으로 지나가는 시골버스가 없는 때라서, 40분을 기다려서 이웃 황산마을을 스치는 시골버스를 탄다. 이나마 있으니 반갑다. 논두렁을 걷는다. 큰아이가 마중을 온다. 함께 거닐며 흰새를 본다. 요사이 텃밭놀이를 즐긴다는 부산이웃한테 보내려고, 조그맣게 올라오는 돌나물을 몇 줌 뗀다. 드디어 우리집 마당에 들어서고, 발부터 씻고 빨래를 한 다음 몸을 씻는다. 다같이 둘러앉아서 저녁을 먹는다. 바람은 가볍고 구름이 짙은 밤이 흐른다. 《어떤 날은》은 뜻있게 나온 책일 테지만 여러모로 아쉽다. “Making Space”에서 ‘space’는 ‘틈’이나 ‘짬’으로 옮겼어야지 싶다. 우리말 ‘틈’하고 ‘짬’은 때랑 곳을 나란히 나타낼 뿐 아니라, 스스로 틔우고 짜는(짓는) 결을 그린다. 온누리 모든 어린이는 스스로 마음을 틔우고 생각을 열면서 놀이를 짓고 살림을 익힌다. 이동안 말빛을 가다듬고 숨빛을 헤아린다. 스스로 짓기에 놀이에 노래인걸. 손수 빚고 가꾸기에 일이자 이야기인걸. 그러나 요즈음 글바치(작가·번역가·편집자)는 모두 시골하고 한참 먼 서울(도시)에서 사니까, 말 한 마디에 숲빛을 담는 길을 모른다.


#MakingSpace (2024년)

#PaolaQuintavalle #MiguelTanco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이오덕 마음 읽기》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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