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살림말 / 숲노래 책넋

2025.5.2. 후박꽃 줍기



  옛사람은 감꽃이며 고욤꽃을 주으며 봄을 누렸다. 나도 감꽃이며 고욤꽃을 줍는데, 후박꽃도 줍는다. 후박꽃은 그야말로 흐드러지게 맺고 떨어진다. 그날그날 떨어지는 후박꽃은 그날그날 사람과 개미와 풀벌레가 누린다.


  지난날에는 누구나 봄날에 나물뿐 아니라 꽃송이를 밥으로 즐겼다면, 오늘날에는 마당나무를 누리는 사람이 거의 사라지면서 꽃줍기로 봄철을 북돋우는 이웃도 가뭇없이 사라진다. 동박꽃은 새한테뿐 아니라 사람한테도 봄밥이다. 참꽃도 봄밥이고, 꽃마리꽃도 민들레꽃도 토끼풀꽃도 괭이밥꽃도 모두 다르게 스미는 봄밥이다.


ㅍㄹㄴ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