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4.15.
《바람 속에 서 있는 아이》
고시미즈 리에코 글·이시이 쓰토무 그림/조영경 옮김, 산하, 2006.9.22.
언니가 살림돈을 보태어 준다. 오늘 기름 300ℓ(×1200원)를 넣는다. 두바퀴를 달려서 글월을 부친다. 들녘에서는 새를 보기 어렵지만, 우리집 큰나무에 내려앉는 새는 많다. 장흥 이웃님한테 띄울 글을 매듭짓느라 열흘 동안 끙끙댔다. 오늘 새벽에 드디어 마치니 기운이 쪽 빠진다. 빨래도 집안일도 소꿉놀이도 저잣마실도 책집마실도 글쓰기도 책읽기도 온힘을 다하게 마련이니, 하나하나 마무를 적마다 등허리를 펴고서 꿈누리로 간다. 《바람 속에 서 있는 아이》를 오랜만에 되읽고서 두 아이한테 건네었다. 다 다른 사람이 서로 이웃이자 동무로 살아가는 길을 다루는 아름책이다. 다 다른 살림길을 꾸리는 사람이 어떻게 마을을 이루면서 손을 맞잡는 마음으로 피어날 만한지 헤아리는 사랑책이다. 목소리만 내면 ‘소리’로 끝나지만, 마음을 나누려 하면 ‘말’로 깨어난다. 소리로 그치지 않는 말로 이으려면 언제나 사랑을 그리는 꿈으로 걸어갈 일이다. 너와 나는 ‘애국·충성·효도’를 해야 할 톱니바퀴일 수 없다. 나와 너는 ‘살림·사랑·숲’을 품는 사람일 노릇이다. 나란히 푸른별에서 사랑으로 살림을 하는 사람인 줄 알아볼 때라야 모든 따돌림과 사랑과 줄세우기와 위아래와 수렁을 걷어내고 녹인다고 본다.
“전쟁을 일으키는 사람들은 절대로 이것이 침략 전쟁이라고 말하지 않지. (122쪽)”
#越水利江子 #石井勉
#あした出?った少年 #花明かりの街で
ㅍㄹㄴ
《바람 속에 서 있는 아이》(고시미즈 리에코/조영경 옮김, 산하, 2006)
벚꽃들이 팔랑팔랑 춤추며 떨어지고 있었다. 벚꽃들이 쌓이면서 골목 안이 환해졌다
→ 벚꽃이 팔랑팔랑 떨어진다. 벚꽃이 쌓이면서 골목이 환하다
→ 벚꽃이 춤추며 떨어진다. 벚꽃이 쌓이면서 골목이 환하다
10쪽
골목 밖 큰길에 멈춘 작은 트럭에서 누군가 소리쳤다
→ 골목 밖 큰길에 멈춘 작은 짐수레에서 누가 소리친다
10쪽
큼직한 글씨가 인쇄된 상자였다
→ 큰글씨가 적힌 꾸러미였다
→ 글씨를 크게 새긴 꿰미였다
10쪽
언젠가는 먼 곳으로 떠나는 게 아닐까
→ 언젠가 먼 곳으러 떠나지 않을까
→ 어느 날 멀리 떠나지 않을까
63쪽
심근경색이란 심장으로 통하는 혈관이 막히는 병이지
→ 가슴으로 가는 핏줄이 막히며 앓는 가슴막힘이지
→ 숨골로 가는 핏줄이 막히며 아픈 숨막힘이지
96쪽
교토의 새 부모님 아래에서 자라게 되었습니다
→ 교토 새 어버이 곁에서 자랐습니다
→ 교토에서 새 엄마아빠랑 살았습니다
215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