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채의 집 3
빗케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9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5.4.21.

만화책시렁 742


《극채의 집 3》

 빗케

 김진수 옮김

 대원씨아이

 2019.12.15.



  탓을 하고 미워하는 나날을 이을수록, 오히려 그들이나 그사람은 하나도 안 바뀔 뿐 아니라, 누가 저희를 탓하거나 미워하는지 그저 모를 뿐이기도 합니다. 곰곰이 보면, 우리가 스스로 새길을 찾아서 뛰쳐나올 수 있던 바탕은, 스스로 수렁을 파면서 한집안을 수렁으로 끌어들이는 그사람이었다고 할 만합니다. 이러한 수렁에서 우리가 뛰쳐나오기에 그사람은 처음으로 고개를 들어서 바깥을 바라보는데, 이때에 일어서서 깨우치는 사람이 있고, 그저 멈추거나 다시 고개를 박고서 수렁에 잠기는 사람이 있습니다. 《극채의 집 3》을 가만히 읽습니다. 머리카락 빛깔 때문에 ‘집’에서 어버이 품을 누리며 살아갈 수 없는 아이들이 어느 절집에 모여서 어린날과 푸른날을 보내야 하는 줄거리를 들려줍니다. 이 줄거리로 엿보듯, 오늘날 온누리는 ‘아이들한테 묻지 않’고서 아이들을 쉽게 어느 구석으로 몰아넣습니다. 아이들이 어릴적부터 포근히 사랑을 누리고 느끼고 배우는 길이 아닌, ‘어른나라에서 어떤 쓰임새가 있는 톱니바퀴’로 여긴다고 할 만합니다. 그런데 아이들은 어떤 곳에 몰려서 ‘어버이를 빼앗긴 채’ 지내더라도 삶과 살림과 사랑이 궁금할 뿐 아니라, 삶과 살림과 사랑을 스스로 찾아나서려고 합니다. 먹이고 입히고 재우기에 ‘잘살’지 않습니다. 품고 풀고 나누고 지을 줄 알기에 비로소 삶입니다.


ㅍㄹㄴ


“너랑 비슷한 또래 동생이 여기 있거든. 그 녀석도 울보라서 종종 달래주다 보니까 이젠 익숙해.” (67쪽)


“남의 외모를 가지고 이러쿵저러쿵하는 건 야비한 짓이야. 언젠가 남의 위에 설 생각이라면 조심하는 게 좋을걸. 그래선 아무도 널 따르지 않을 테니까.” (80쪽)


“네 머리카락이 예뻐진 건 네가 열심히 손질을 했기 때문일지도 모르고, 마음이 강해졌기 때문일지도 몰라. 어쨌든 그 머리카락을 아름답게 만든 건 틀림없는 너 자신이야. 그것만은 확실해. 그렇게 생각하면 자신이 생기지 않아?” (85쪽)


‘나는 아무 힘도 없지만 쿠치나시에게 많은 것을 받았다. 주위를 밝게 밝혀 주는 공기, 다정함, 격려, 이 생명마저.’ (115쪽)


#極彩の家 #びっけ


+


《극채의 집 3》(빗케/김진수 옮김, 대원씨아이, 2019)


남의 외모를 가지고 이러쿵저러쿵하는 건 야비한 짓이야

→ 남을 겉모습으로 이러쿵저러쿵하다니 몹쓸짓이야

→ 남을 겉얼굴로 이러쿵저러쿵하다니 못된짓이야

80쪽


그렇게 생각하면 자신이 생기지 않아?

→ 그렇게 생각하면 기운이 나지 않아?

→ 그렇게 생각하면 힘이 나지 않아?

85쪽


나는 아무 힘도 없지만 쿠치나시에게 많은 것을 받았다

→ 나는 아무 힘도 없지만 쿠치나시한테서 잔뜩 받았다

→ 나는 아무 힘도 없지만 쿠치나시는 잔뜩 베풀었다

115쪽


네가 의외로 위태위태하다고 생각한 것뿐이야

→ 네가 뜻밖에 줄타기 같다고 여겼을 뿐이야

→ 네가 되레 흔들린다고 느꼈을 뿐이야

130쪽


글 : 숲노래·파란놀(최종규). 낱말책을 쓴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우리말꽃》, 《쉬운 말이 평화》, 《곁말》,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을 썼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