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5.4.11.
숨은책 1038
《갈매기의 꿈》
리처드 바크 글
정현종 옮김
문장
1979.3.20.첫/1979.10.20.재판 (‘문예출판사’에서 1974년에 먼저 나왔다)
노래를 쓰는 정현종 님은 이웃글을 적잖이 우리글로 옮겼습니다만, 옮김말씨를 어마어마하게 퍼뜨렸습니다. 《갈매기의 꿈》 같은 이웃책을 옮기는 일은 반가우면서 고맙되, 우리말결을 헤아려서 ‘조나단’을 ‘조나단’이라 하거나, ‘갈매기’를 ‘갈매기’라 하기보다는 ‘그’라고만 쓰려고 했고, “He strechted his wings”를 “그는 그의 날개를 폈고”로 옮겨야 글맛이 살기에 “그는 날개를 폈고”로 옮기지 않아야 한다고 얘기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는 그의 날개를 폈고” 같은 말씨는, 일본이 우리나라를 집어삼키던 무렵부터 불거진 ‘일본옮김말씨’입니다. 여러모로 보면, 지난 온해(100년)에 걸쳐서 숱한 일본옮김말씨를 가다듬어서 우리말씨로 살리거나 북돋우려는 글붓이 너무 드물었습니다. 더구나 “가장 높이 날으는 갈매기”처럼 ‘나는’이 아닌 ‘날으는’으로 잘못 적은 말씨까지 퍼뜨렸어요. ‘나는’이라고 하면 ‘날아가는 + 나·는’이라는 두 숨빛을 나타낼 텐데요. 책이름을 “갈매기의 꿈”으로 붙였습니다만, 일본에서 붙인 “かもめのジョナサン”을 흉내내어 “갈매기의 조나단”을 “갈매기의 꿈”으로 슬쩍 바꾼 티가 물씬 납니다. 우리말씨라면 “갈매기 조나단”이니까요. 무엇보다도 1974년 언저리에 온갖 옮김판이 쏟아졌는데, 하나같이 일본책을 훔쳤고, 빛꽃(사진)도 일본책에서 오려붙였습니다. 일본책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넘기지만, 한글책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넘기기에, 겉그림조차 뒤집느라고 갈매기 그림이 바뀌었습니다.
#Jonathan Livingston Seagull
#(Richard David Bach
ㅍㄹㄴ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