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4.4.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다》
정수일 글, 창비, 2004.10.1.
나라지기 노릇을 안 하고서 우두머리 짓을 일삼은 이를 끌어내린 오늘이다. 오늘은 쑥을 뜯어서 ‘쑥떡볶배추국’을 끓인다. 나는 밥책에 나오는 대로 밥이나 국을 안 한다. 그때그때 철과 날을 보면서 짓는다. 쑥과 떡볶이떡과 배추를 바탕으로 끓여서 가볍게 매운간을 한다. 이윽고 두바퀴를 달려서 논두렁을 가른다. 면소재지 나래터에서 글월을 부친다. 곧 여름인 줄 느끼는 들바람을 쐰다. 이제는 가볍게 들길을 달려도 땀이 송글송글 맺는다. 슬슬 민소매를 입을 철이다.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다》를 2004년이 아닌 2024년에 읽었다. 스무 해를 묵혔는데, 스무 해를 지나며 돌아보자니, 글담(문화권력) 안쪽에 깃든 분 가운데 스스로 ‘쉬운글’이나 ‘어린이 곁에 서는 글결’로 가다듬거나 배우는 사람은 거의 못 찾아보겠다고 느낀다. ‘인문학 소양이 있는 몇몇’만 읽기 좋은 글이 아닌, ‘어린이와 푸름이도 마음을 들여서 줄거리를 훑고 이야기를 누릴 글’을 여미려고 애쓰는 사람을 찾아보기란 너무 힘들다. 아니, 없을 수 있다. 아이더러 ‘매운떡볶이’나 ‘매운김치’를 못 먹는다고 탓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게다가 정수일 씨가 쓴 글은 ‘학술논문’조차 아닌 ‘삶글(수필)’이라는데, 글이 이렇게 갇혀버리면 어찌하나?
ㅍㄹㄴ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