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5.4.8.

오늘말. 잎꽃물


나라는 누가 다스릴는지 돌아봅니다. 지난날에는 임금이 이끄는 나라로 여겼습니다. 오늘날에는 나라지기나 벼슬아치가 있습니다. 그러나 뭇잎과 뭇풀 같은 작은사람이 어울리면서 마을을 이루기에, 나라도 겨레도 있습니다. 임금님 같은 우두머리 힘으로 누르는 데라면 갇히고 말아요. 나무처럼 푸른 잎사귀로 우거지고, 들풀과 들꽃이 들녘에 너울거리는 터전일 적에, 비로소 푸르게 피어납니다. 묶거나 매는 자리라면 생각이 솟지 않고 숨이 막힙니다. 아침에 일어나면서 하루길을 살핍니다. 날씨도 헤아리고, 일거리를 돌아보고, 꿈을 차분히 그립니다. 비가 오는 하루날씨라면 비내음을 맡습니다. 볕이 넉넉한 날빛이라면 볕살을 누리면서 잎물 한 모금을 우립니다. 장마철에는 밤낮으로 끈적여요. 비가 멈추지 않으니 눅눅하거나 추질 테지요. 물기운을 털어내려고 불을 지핍니다. 물빛으로 젖은 오늘을 풀어내면서 잎꽃물을 새로 한 모금 내립니다. 겨울은 눈송이로 온누리를 덮고, 여름은 바다빛으로 온터를 감쌉니다. 가을은 울긋불긋 물이 드는 온빛이 가득하고, 봄은 푸릇물결이 고루고루 퍼져요. 찬찬히 오늘길을 걸어갑니다.


ㅍㄹㄴ


나라·마을·임금나라·임금틀·임금힘·틀·틀거리·틀박이·틀어막다·끌다·끌어가다·이끌다·다스리다·묶다·묶이다·가두다·갇히다 ← 치안(治安)


물·잎물·잎꽃물·잎·잎사귀·이파리·잎새·내리다·내림·우리다·우림·내림빛·내림물·우림물 ← 차(茶), 다(茶), 티(tea)


날씨·날씨틈·날빛·날결·날흐름·하루길·하루날씨·밤낮·밤낮길 ← 일교차(日較差)


물·물결·물꽃·물발·물살·물기운·물빛·끈끈하다·끈적끈적·끈적이다·녹녹하다·누지다·눅눅하다·눅지다·누긋하다·눅진하다·적시다·젖다·촉촉하다·추지다·축이다·축축하다 ← 습기(濕氣)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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