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차 茶


 차를 달이다 → 물을 달이다

 차를 마시다 → 잎물을 마시다

 차를 끓이다 → 잎꽃물을 끓이다

 차나 한 잔 하러 갈까 → 잎물이나 하러 갈까


  ‘차(茶)’는 “1. 차나무의 어린잎을 달이거나 우린 물 2. 식물의 잎이나 뿌리, 과실 따위를 달이거나 우리거나 하여 만든 마실 것을 통틀어 이르는 말”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여러모로 보면, 수수하게 ‘물’이라 할 때가 있고, ‘잎물·잎꽃물’이라 할 만합니다. ‘잎·잎사귀·이파리·잎새’처럼 쓸 자리가 있어요. ‘내리다·내림·우리다·우림’이나 ‘내림빛·내림물·우림물’이라 쓸 수 있고요. 국립국어원은 2017년부터 한자를 빼더군요. ㅍㄹㄴ



진흙벽돌로 만든 집에서 차를 마신다

→ 진흙돌로 지은 집에서 잎물을 마신다

→ 진흙돌로 올린 집에서 잎물을 마신다

→ 진흙돌로 세운 집에서 잎물을 마신다

《청동의 시간 감자의 시간》(허수경, 문학과지성사, 2005) 57쪽


중요한 것은 차를 통해 사람을 즐겁게 만드는 것입니다

→ 무엇보다 잎물을 즐겨야 한다

→ 사람들이 잎꽃물을 마시며 즐겁기를 바랍니다

《파리 상점》(김예림, 생각을담는집, 2012) 82쪽


우연히 보리수차를 다시 접한 것을 계기로

→ 문득 보리수 잎물을 다시 마시면서

→ 어느 날 보리수 잎물을 다시 마시고서

→ 어느 날 보리수물을 다시 마시고 나서

→ 어느 날 보리수물을 다시 마신 뒤로

《우리는 모두 별이 남긴 먼지입니다》(슈테판 클라인/전대호 옮김, 청어람미디어, 2014) 80쪽


풍다우주風茶雨酒에 깃들어 바람 불면 차를 마시고

→ 바람물 비술에 깃들어 바람 불면 물을 마시고

《풀꽃 경배》(원종태, 신생, 2015) 101쪽


신라 시대에 차를 마시는 풍습이 널리 퍼지면서 제사를 지낼 때 차를 바치는 헌다 의식이 시작되었다

→ 신라 때에 잎물을 마시는 삶이 널리 퍼지면서 큰절을 지낼 때 잎물을 처음 바쳤다

→ 신라 무렵 잎물을 마시는 삶이 널리 퍼지면서 절을 할 때 잎물을 비로소 올렸다

→ 신라 무렵 잎물을 마시는 삶이 널리 퍼지면서 올림자리에 잎물을 바쳤다

《초록비 내리는 여행》(오치근·박나리·오은별·오은솔, 소년한길, 2015) 77쪽


더 연마해서 본격적으로다가 찻잔받침 장사로

→ 더 갈닦아서 바야흐로 잎물그릇받침 장사로

→ 더 다스려서 이제 잎물그릇받침 장사로

→ 더 가다듬어 슬슬 잎물그릇받침 장사로

《하늘을 걸어가거나 바다를 날아오거나》(박남준, 한겨레출판, 2017) 97쪽


모과차를 만든다지만

→ 모과물을 담근다지만

→ 모과물을 한다지만

《꽃 밟을 일을 근심하다》(장석남, 창비, 2017) 74쪽


예쁜 원피스를 차려입고 오후의 차를 즐기던 시절이었어요

→ 치마를 예쁘게 차려입고 낮에 잎물을 즐기던 무렵이에요

《놀라지 마세요, 도마뱀이에요》(퍼트리샤 밸디즈·펠리치타 살라/김재희 옮김, 청어람주니어, 2018) 1쪽


차를 만드는 계절이 돌어왔기 때문

→ 잎물 덖는 철이 돌아왔기 때문

→ 잎물 하는 철이 돌아왔기 때문

《안녕, 동백숲 작은 집(하얼과 페달, 열매하나, 2018) 110쪽


누군가는 차를 우리는 과정이 정신 수양이나 힐링을 주기 때문이라고 한다

→ 누구는 잎물을 우릴 적에 마음을 벼리거나 쉬기 때문이라고 한다

→ 어느 분은 잎물을 우리며 마음을 닦거나 숨돌리기 때문이라고 한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 차》(박지혜, 스토리닷, 2023) 31쪽


차나무에서 나는 찻잎으로 만든다는 사실을 안 지

→ 잎물나무에서 나는 잎으로 우리는 줄 안 지

→ 잎꽃나무에서 나는 잎새로 내리는 줄 안 지

《내가 좋아하는 것들, 차》(박지혜, 스토리닷, 2023) 3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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