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3.31.
《달걀과 닭》
클라리시 리스펙토르 글/배수아 옮김, 봄날의책, 2019.6.24.
책을 부치려고 나래터로 간다. 시골버스를 타고서 노래를 쓴다. 노래를 미리 써둘 수 있지만, 이렇게 길이나 버스에서 으레 쓴다. 읍내 쉼터 볕바른 자리에 앉는다. 새봄에도 사람들은 그늘자리에만 앉으면서 “아직 춥다”고 옷을 껴입는다. 걸으면서 책을 읽는다. 요새는 짬내어 책을 펴지 않는 이웃이 훨씬 많다만, 손전화로 그림(유튜브)만 들여다보는 사람이 늘더라도, “이런 나라는 안 아름답다”고 느끼는 사람부터 천천히 거닐며 종이책을 읽을 노릇이라고 느낀다. 지난 1995년에도, 1985년에도, 책을 읽는 사람은 적었다. 아직 안 읽는 사람을 억지로 잡아끌기보다는, 꾸준히 읽는 사람 스스로 품을 넓혀서 온갖 목소리와 여러 삶자락을 아우르는 마음으로 나아가면, 이때에 천천히 아름나라로 돌아설 만하지 싶다. 《달걀과 닭》은 어떤 줄거리와 터전을 들려주고 싶은 책일는지 곱씹어 본다. 누구한테 얼마나 읽으라 할 수 있을는지 생각해 본다. 뜻이 깊으면 널리 읽어야 할까. 어느 켠에 서서 어느 목청을 내면 훌륭하다고 여겨야 할까. 벼슬꾼(시장·군수·구청장·대통령·국회의원)은 ‘우리’가 쓰는 삶말이나 살림말을 쓰지 않는다. 요즘은 글꾼(문학가·기자·번역가)도 ‘들꽃(들사람)’이 쓰는 사랑말이나 숲말을 안 쓴다. 나는 《달걀과 닭》을 가시어머니나 아버지한테 못 건네겠다. 인천 만석동 동무하고 고흥 시골이웃한테 못 건네겠다.
#O Ovo e a Galinha 1960년
ㅍㄹㄴ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