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3.24.
《활활발발》
어딘 글, 위고, 2021.12.31.
옆마을로 달려간다. 아이들 배웅을 듬뿍 담고서 읍내에 닿아서 서울 가는 시외버스를 탄다. 서울에서 내려 네 사람 여름옷을 살피려 하다가 그만두고서 덕성여대 앞에 있는 〈신고서점〉으로 찾아간다. 큰지기님은 몸이 몹시 힘드신 듯하다. 책집지기님이 사랑하는 책을 오래오래 읽으시려면 튼튼몸이셔야 할 텐데. 햇볕을 넉넉히 쬐시면서 이 하루를 돌보시기를 비는 마음이다. 잔뜩 장만한 책을 앞뒤로 안고 지면서 일찌감치 길손집으로 간다. 씻고 쉬며 등허리를 편다. 슬슬 일어나서 7016 버스를 탄다. 새터로 옮긴 〈글벗서점〉으로 찾아간다. 22시에 닫으시기에 닫을 즈음까지 책을 읽고서 이야기를 한다. 《활활발발》을 돌아본다. ‘활발’이라는 한자말은 안 나쁘지만, ‘活潑’처럼 적으면 몇몇만 겨우 알아보겠지. 한글로 적는들 널리 알아볼 만하지 않다. ‘즐즐겁겁’이나 ‘신신바람’이나 ‘움직움직’이나 ‘방긋방긋’처럼, 그저 쉬우면서 투박한 우리말로 이름을 붙인다면, 낱말 하나를 살짝 바꾼 손길이 어느새 빛나면서 새길을 걷는 줄 알아챌 만하다고 본다. 글은 대단하지 않다. 글로 옮기는 말이 사랑스럽다. 말로 담아내는 마음이 빛난다. 마음으로 그리는 삶이 이야기밭이다. “그냥 우리말”을 쓰면 ‘담’은 저절로 사라진다.
ㅍㄹㄴ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