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5.3.23.
오늘말. 조약돌책
고즈넉이 하루를 읽습니다. 오늘이 어떻게 흐르는지 깊이 생각합니다. 가만히 하나씩 짚으면서 조용히 되새깁니다. 저는 작은책을 즐기지만, 막상 손바닥책을 내놓기는 어렵습니다. 펴냄터에서도 주머니책보다는 좀 커다란 책으로 내야 사람들이 눈여겨보거나 사읽는다고 말씀합니다. 우리나라는 콩알만 하다고 할 만하지만, 정작 둘레에서는 덩치가 커다란 쇳덩이(자동차)나 잿더미(아파트)를 장만하려고 합니다. 알맹이나 줄거리가 아닌 겉모습이나 옷차림에 얽매이는 나라인 탓에, 조약돌책은 태어나기도 어렵고 오래오래 잇기도 빠듯합니다. 씨앗책 한 자락이란 수수하게 글숲입니다. 가볍고 갑싸게 엮은 책이란 꽃책이기도 합니다. 호박꽃이나 함박꽃이라면 꽃송이가 제법 크다지만, 꽃이 아무리 커도 잎보다 작아요. 모든 꽃은 조촐합니다. 우리는 눈을 뜰 수 있을까요? 속빛을 바라보면서 삶결을 바로볼 수 있나요? 덧종이를 대듯 무늬만 흉내내는 굴레는 이제 털어낼 때입니다. 비침종이로 베끼는 길이 아닌, 아무런 밑종이가 없이 슥슥 삶을 노래하면서 살림을 일구는 작은길을 걸어갈 때라고 느껴요. 스쳐가듯 구경하지 말고, 스스로 꾸리기에 아름답습니다.
ㅍㄹㄴ
고요하다·고즈넉하다·그윽하다·깊다·자분자분·점잖다·차분하다·찬찬하다·참하다·가만히·조용하다 ← 정취(靜趣)
글숲·꽃책·주머니책·작은책·손바닥책·씨앗책·조약돌책 ← 페이퍼백(paperback), 문고본
구경하다·구경·바라보다·바로보다·보다·스치다·스쳐가다·눈·눈꽃·눈깔·눈길·들키다·들통나다·마주치다·마주뜨리다·마주트리다·마주하다·만나다·이웃맞이·살펴보다·살피다·지켜보다 ← 목도(目睹), 목격(目擊)
기름종이·덧종이·덮종이·밑종이·비침종이·기름쪽·덧쪽·덮쪽·밑쪽·비침쪽 ← 투명지(透明紙/투사지透寫紙), 트레이지(tray紙/트레이싱지tracing紙·트레이싱 페이퍼tracing pape)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