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2.27.
《엄살은 그만》
가자마 도루 글/문방울 옮김, 마음산책, 2017.7.20.
바깥일을 보러 움직이면서 긴긴 하루를 마치면 길손채에서 쓰러지듯 곯아떨어지되, 20분마다 눈을 뜨면서 ‘몸이 좀 살아났나?’ 하고 돌아본다. 00시부터 04시까지 이렇게 되풀이한다. 06시에 짐을 꾸리기로 하면서 씻고 신나게 글일을 여민다. 《손질말 꾸러미》는 큰덩이를 좀 나중에 맺기로 하고, 작은덩이부터 추스르자고 생각한다. 늦겨울이라지만 폭폭 찌듯 더운 전철과 시외버스에서 책 여러 자락을 읽는다. 틈틈이 꽃글(동화)을 쓴다. 한참 쓰고 읽어도 고흥에 닿으려면 멀다. 드디어 12:20에 고흥읍에 내리는데, 오늘 따라 시골버스 손님이 넘친다. 시골길을 달리는 버스에서도 책을 마저 읽는다. 우리 보금자리에 돌아와서 씻고 책을 두 자락 더 읽고서 죽은 듯이 잠든다. 이러고서 19시에 가랑비 소리에 깨어난다. 《엄살은 그만》을 되새겨 본다. 오래 읽히지 못 하고 사그라든 책이다. 한글판 이름 “엄살은 그만”도 꽤 어울리지만, 일본판 이름 “ビンボ魂”은 “가난빛”이나 “가난길”이나 “가난마음”쯤으로 풀 수 있다. 가난하던 나날 할머니한테서 배운 어진 말씀과 매무새를 늘 되새긴다는 결인데, “가난해도 웃는다”쯤으로 옮기는 길이 낫지 싶다. 가난이란 ‘엄살’일 수 없는 ‘삶’이요, 가시밭길에 웃는 글님일 테니까.
#ビンボ魂 #風間トオル
#おばあちゃんが遺してくれた生き拔く力
ㅍㄹㄴ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