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5.3.19.
숨은책 1025
《캔디♡캔디 7》
이가라시 유미꼬 글·그림
김두순 옮김
일신사
1979.9.15.
어릴적에 모든 그림꽃(만화)을 그냥 다 보았습니다. 어른들이 보는 새뜸(신문)은 온통 한자투성이였으나 한칸이나 네칸짜리 그림꽃은 그냥 그림만 보아도 읽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사랑그림(순정만화)은 순이끼리 보아야 하거나, 놀이그림(소년만화)은 돌이끼리 보아야 한다고 금을 긋는 또래가 많아요. “넌 남자가 왜 순정만화를 봐?”라든지 “왜 여자가 소년만화를 봐?” 하고 나무라거나 놀립니다. 《캔디♡캔디》이든 《유리가면》이든 누구나 읽으면서 마음을 나눌 노릇일 텐데, 더구나 온누리는 ‘순이끼리만’ 살지 않고 ‘돌이끼리만’ 살지 않습니다. 온누리는 순이돌이가 함께 땀흘리고 마음쓰고 사랑을 기울이는 바탕이기에 아름답게 흐릅니다. 배움터나 일터뿐 아니라 마을에는 으레 순이돌이가 함께 있습니다. 우리는 오히려 서로서로 무엇을 즐기고 어떤 이야기로 즐거운지 스스럼없이 빗장을 열고서 만날 노릇이라고 느낍니다. ‘누구끼리 보는’ 글이나 그림이 아닌, ‘누구는 넘보지 않아야 할’ 글이나 그림이 아닌, 어깨동무하는 길을 찾고 살피는 징검다리인 글과 그림과 책이지 싶습니다. 1979년에 나온 《캔디♡캔디》는 책끝에 옮김이가 “대학교수를 쉬고서 살림꾼(가정주부)으로 일한다”고 밝힙니다. 살림꾼도 틀림없이 일(직업)입니다. 살림을 받치고 보금자리를 일구고 온누리를 가꾸는 아름일입니다.
역자 소개 : 이화여고 졸업. 이화여대 졸업. 이화여대 대학원 졸업. 이화여대 법정대학(법학) 교수를 지냄. 현재는 가정주부로 있음.
ㅍㄹㄴ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