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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집으로 와요 2 - 개정판
하라 히데노리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24년 8월
평점 :
숲노래 빛꽃 / 사진비평 2025.3.11.
사진책시렁 167
《내 집으로 와요 2》
하라 히데노리
허윤 옮김
대원씨아이
2024.7.31.
누구나 하루한끼나 하루두끼나 하루세끼, 또는 하루네끼나 하루닷끼를 먹습니다. 때로는 이틀한끼나 사흘한끼를 먹어요. 열흘한끼나 한달한끼를 할 수 있습니다. 아무튼, 밥을 먹든 물과 바람만 먹든, 다들 받아들이고 내놓습니다. 그러나 밥덩이만큼은 내내 먹지 않습니다. 밥때가 아니라면 굳이 먹어야 할 일이 없습니다. 글을 쓰더라도 내내 쓰지 않습니다. 쓰는 만큼 읽고, 쓰는 만큼 손질하고, 쓰는 만큼 쉬게 마련이에요. 《내 집으로 와요 2》을 펴면, 첫걸음보다 빛꽃 이야기가 가득합니다. 두걸음에서는 조바심을 내다가 조금씩 눈을 뜨는 젊은이가 이리 부딪히고 저리 치이는 삶을 보여줍니다. 스무 살 언저리인 젊은이라서 부딪히지 않아요. 곁에 있는 사람을 스스로 안 알아보려 하기에 부딪힙니다. 이녁은 나중에 서른이나 마흔이나 쉰에 이르러도 똑같이 부딪힐밖에 없습니다. 바로 곁에 있는 사람을 눈여겨보지 않는다면, 온살(100살)이건 두온살(200살)이건 쳇바퀴예요. 무엇을 먹느냐 하면, 보금자리 곁에서 흐르는 숨빛을 먹습니다. 무엇을 쓰느냐 하면, 저마다 제 보금자리에서 짓는 하루를 씁니다. 무엇을 찍느냐 하면, 누구나 스스로 짓고 함께하면서 노래하는 사랑을 찍습니다. 사랑이 없이 찰칵찰칵 손가락질만 하면 사납습니다. 말 그대로 ‘손가락질’이거든요. 사랑으로 찰칵찰칵 한다면 이때에는 손빛놀이입니다. 누구나 똑같은 손과 발과 눈과 귀가 있습니다만, 몸을 다루는 마음에 따라서 아름글이나 아름그림이 태어나고, 밉글이나 밉그림이 불거집니다. 흉내글이나 흉내그림이 왜 나올까요? 시늉글이나 시늉그림이 왜 자꾸 판칠까요? 사랑이 없는 채 추킴질(칭찬)을 받고 싶다는 마음이기에 흉내애 시늉에 훔침질까지 합니다. 사랑이라면 안 훔치고 안 베껴요. 사랑은 스스로 빛나지요. 스스로 빛날 줄 아는 마음이라면, 찰칵이를 오늘 처음 만지는 사람이어도 아름빛을 담아낼 수 있습니다. ㅍㄹㄴ
#部屋においでよ #原秀則
“뭘 찍어야 할지 모르겠다라, 이제야 알겠군.” (13쪽)
“재능 같은 게 아냐.” “아, 오우마 선배.” “그저 솔직할 뿐이지. 리카의 사진은. 찍은 사람의 마음이 전해져 오거든.” … “하지만 이게 제법, 다들 자기도 모르게 빠져버리는 함정이란 말이지.” “함정이요?” “앵글이나 노출이나 그런 테크닉에만 신경 쓰다가, 그만 푹하고 빠져버리거든!” (70, 71쪽)
“돈 걱정하느라 사진도 제대로 못 찍는다면 어처구니없는 일 아냐.” “아, 네, 정말 고맙습니다.” “그 대신, 좋은 사진을 기대할게.” (195쪽)
“이쪽에서 여러 가지 감정을 느끼게 돼. 슬프게 느껴지는 녀석도 있고, 즐겁게 느껴지는 녀석도 있겠지.” “아, 그건 어쩐지 저도 알 것 같아요.” “저 할머니네 집, 오늘 저녁 반찬은 뭘까라거나, 몇 명이 살고 있을까, 그런 감정들. 즉 시오무라의 사진은 피사체의 어떤 일면만을 찍은 게 아니란 말이다. 전후좌우, 위에서 아래까지 모든 면이 보이는 사진.” (234쪽)
“설령 자네가 찍는다는 걸 알았다 하더라도, 내가 하루 더 찍을 수 있었다 하더라도, 나로서는 그 정도로 타오카의 내면으로 들어갈 수는 없었을 테니까.” (301쪽)
“그 사진의 가치를 모르겠다면, 너희들이야말로 별 볼 일 없는 놈들이야.” (3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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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집으로 와요 2》(하라 히데노리/허윤 옮김, 대원씨아이, 2024)
아니, 지금 좋은 악상이 떠올라서
→ 아니, 막 노래빛이 떠올라서
→ 아니, 문득 노래가 떠올라서
7쪽
매년 하는 연례행사니까
→ 해마다 늘 하니까
→ 해마다 꼭 하니까
133쪽
우리 대학의 히든카드다
→ 우리 뒷심이다
→ 우리 빛힘이다
→ 우리 잠든힘이다
134쪽
피사체의 어떤 일면만을 찍은 게 아니란 말이다. 전후좌우, 위에서 아래까지 모든 면이 보이는 사진
→ 사람을 어떤 한 가지만 찍지 않는단 말이다. 앞뒤왼오, 위에서 밑까지 모든 빛이 보이는 그림
→ 숨빛을 어떤 하나만 찍지 않는단 말이다. 고루고루, 위에서 밑까지 모든 곳이 보이는 빛꽃
234쪽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