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 말넋 2025.3.11.

오늘말. 어루만지다


어느 분이 들려주는 말을 곰곰이 듣습니다. 함께하는 사람이 속삭이는 말에 귀를 기울입니다. 일하는 사람이라면 함부로 안 다뤄요. 일지기는 언제나 차분히 어루만지고 달래면서 손과 발을 움직입니다. 일꾼이 아니라면, 일시늉이나 일흉내라면 마구 다루거나 던져요. 어버이가 아기를 보듬듯 살림살이를 비다듬습니다. 아기가 어버이를 가만히 돌아보듯 온누리를 천천히 살펴봅니다. 헤아리는 눈은 하나씩 짚으면서 나아가는 몸짓으로 잇습니다. 한 발짝씩 내딛는 하루는 어느새 둘레를 보고 쓰다듬는 손짓으로 뻗습니다. 비가 오지 않는 날이라면 물뿌리개로 나무를 적실 만합니다. 우리 보금자리에서 스스럼없이 나무 곁에 서는 들머슴이요 숲돌쇠로 일합니다. 들꽃을 지키고, 꽃씨를 건사합니다. 나비와 벌을 반기고, 풀벌레와 개구리가 어우러지는 터전을 돌봅니다. 나부터 보살피고, 서로 보금길을 걸어요. 나부터 손보면서 다독이고, 함께 돌봄길을 엽니다. 모자라면 모자라는 대로 나눕니다. 넉넉하면 넉넉한 대로 노늡니다. 누구나 손빛을 밝혀 만납니다. 저마다 손길꽃을 피우면서 하나하나 가다듬습니다. 두레삯으로 어울리고, 모임삯으로 조촐히 즐깁니다. ㅍㄹㄴ


분·사람·함께하는 사람·일꾼·일바치·일개미·일지기·일하는 사람·일하는 분·지기·지킴이·지킴일꾼·지킴님·지킴꽃·지킴빛·구실아치·구실바치·돌쇠·머슴 ← 직원


두레삯·모임삯 ← 회비


물뿌리개·물뿜개·뿌리개·뿌림이·뿜개·뿜이개 ← 살수기(撒水器), 스프링클러(sprinkler)


돌봄길·돌봄손·돌보다·돌봄·돌봐주다·돌봄결·돌봄새·돌아보다·보다·보살피다·보듬길·보듬다·비다듬다·쓰다듬다·어루만지다·손길·손빛·손길꽃·손빛꽃·손대다·손보다·살펴보다·짚다·헤아리다 ← 의술, 의학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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