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1.31.
《눈이 오면》
이화정 글·그림, 현암주니어, 2022.12.15.
드디어 시골버스가 다니는 쇠날(금요일)이다. 큰아이가 저잣마실 짐꾼으로 나선다. 작은아이 옷가지를 빨래하려고 담갔는데 잊은 줄 깨닫는다. 구름이 몽글몽글 모이더니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진다. 둘이 천천히 걸으며 얘기하고, 새를 보고, 하늘을 살피고, 마을을 돌아본다. 15:30에 옆마을을 지나가는 버스를 탄다. 이제 논두렁을 같이 거닐며 겨울들빛을 헤아린다. ‘시든풀’은 ‘시든빛’이 모두 다르다. 여름들숲도 ‘여름풀’마다 ‘여름잎빛’이 다 다르다. 낱말책에는 ‘시든풀·시든빛’이나 ‘여름풀·여름잎빛’ 같은 낱말이 없다. 왜 없겠는가? 국립국어원 사람들은 시골에 살지 않기도 하지만, 풀빛도 들빛도 숲빛도 제대로 본 적이 없기에, 다 다른 빛깔과 풀내음을 어떻게 여미어야 하는가를 놓고서 아예 생각조차 안 하니까. 《눈이 오면》을 돌아본다. 돈을 버느라 바쁜 어버이한테서 잊힌 아이를 그리는 줄거리이다. 아이들은 어버이가 아무리 바빠도 너그러이 봐준다. 아이들은 어버이가 저랑 멀리 떨어져서 돈만 벌어도 기꺼이 봐준다. 어른들은 돈을 얼마나 많이 벌어야 할까? 어른들은 아이 곁에서 작은일을 하면서 돈을 알맞게 벌며 살림살이를 짓는 보금자리를 그리는 꿈이 없을까? 아이 곁에 있으면 걱정할 일이 없는데.
ㅍㄹㄴ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