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까칠한 숲노래 씨 책읽기


숲노래 오늘책

오늘 읽기 2025.1.30.


《싸가지 없는 진보》

 강준만 글, 인물과사상사, 2014.8.29.



드디어 긴긴 설쉼이 끝나간다. 오랜만에 작은두바퀴로 논길을 달린다. 천천히 달리며 바람결이 어떠한지 살피고, 여러 새를 헤아린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까마귀 쉰 마리쯤 차곡차곡 내려앉아서 나와 작은두바퀴를 구경한다. 여태까지 까마귀는 두바퀴가 달릴 적에 30∼50길쯤 앞서부터 날아가더니, 오늘은 거꾸로 내가 나아가는 옆으로 줄줄이 내려앉아서 “쟤 뭐 하나?” 하며 지켜본다. 《싸가지 없는 진보》를 읽었다. 이렇게 붙인 책이름이 재미나다. 다만, ‘진보·좌파’가 이 나라에 있는지 모르겠다. “싸가지 없는 진보·좌파 흉내”라고 덧말을 붙여야 알맞다고 본다. 이쪽은 “진보·좌파 흉내”라면 저쪽은 ’보수·우파 흉내”이다. 새길과 왼길을 말하려면 걷거나 두바퀴(자전거)로 살림하면서 아이 곁에 서야 맞다. 지킴길과 오른길을 밝히려면 논밭을 일구고 나무를 심으면서 아이랑 놀아야 맞다. 오늘날 ‘목소리’만 내는 무리는 이쪽도 저쪽도 안 걸을 뿐 아니라 논밭도 안 짓는다. 둘 다 흉내만 내며 밥그릇을 붙잡을 뿐이다. 둘 다 집안일을 안 할 뿐 아니라, 아이 곁에 서는 모습이 없다. 밤에 별이 매우 밝다. 한참 고개를 꺾고서 별바라기를 한다. 별이 들려주는 소리를 듣고서 자리에 눕는다.


ㅍㄹㄴ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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