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숲마실 . 마을책집 이야기
헌책누리 (2024.11.17.)
― 인천 〈아벨서점〉
책집으로 찾아가는 발걸음이란 별빛처럼 가만히 깃드는 마음결이라고 느낍니다. 언제 누가 찾아올는지 모를 일이면서, 어느 책손이 어떤 책을 만나서 뿌듯하고 즐거울는지 모를 노릇입니다. 책집지기로서도 어떤 책을 갖출는지 모르고요. 갓 태어나는 새책도 언제 어느 책이 나올는지 모르고, 이미 읽힌 헌책도 언제 어느 책이 들어올는지 모릅니다.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모르는 투성이인데, 모두 모르기에 더더욱 두근거리면서 누리는 책집마실입니다. “꼭 이 책을 찾아내고야 말겠어”라든지 “어떤 새책이 갓 태어나서 나한테 안길까” 같은 마음이 없이 즐기는 책숲마실입니다. 바로 오늘 스스로 새롭게 마주하면서 배울 이야기가 도사리는 책빛마실이지요.
차츰 해가 질 즈음에 인천 배다리 〈아벨서점〉으로 들어섭니다. 오래 잇던 자리를 멈추고서 〈시 다락방〉으로 한몸이 된 자리를 돌아봅니다. 책꽂이를 다시 짜맞추고서, 책까지 새로 옮기느라 바쁘면서 땀을 한껏 흘리셨겠구나 싶습니다.
모든 책은 이 별에서 태어납니다. 이 별에서 자라는 나무한테서 살을 얻어 종이를 이루고, 이 별에서 살아온 몸이 스민 돌한테서 피를 얻어 물(잉크)를 이룹니다. 이 별에서 살림한 나날을 밑동으로 삼아서 이야기를 엮고, 이 별에서 살아갈 아이와 이웃 누구나 즐겁게 맞아들이면서 익힐 씨앗 한 톨로 줄거리를 짭니다. 우리 몸에는 엄마아빠뿐 아니라 한어버이 기운을 담습니다. 나도 어느새 어른이라는 자리에 서면 내 기운을 담뿍 실어서 아이를 낳습니다. 모든 사람한테서는 다 다르면서 나란한 온빛(우주생명)이 감돕니다.
새해를 여는 길에 밥짓기에 빨래로 하루를 누린다면, 한 해가 저무는 길목도 밥차림에 빨래로 하루를 마무릅니다. 바깥일을 보려고 집을 떠날 적에는 이 모든 일거리를 내려놓습니다. 새로 마주할 이웃하고 지피는 이야기에 온마음을 쏟아요.
누구나 스스럼없이 배우기에 스스로 가르칩니다. 저마다 스스럼없이 말하기에 스스로 익혀요. 글이란, 그저 쓰면 되어요. 저는 걸어다니거나 서서도 으레 씁니다. 못 쓸 까닭이 없어요. 언제 어디에서나 말씨랑 글씨를 마음자락에 심습니다. 책집에서는 숱한 다른 말이 어떻게 들빛으로 번지는지 돌아보고서 우리 보금숲으로 데려갈 풀씨를 어림합니다. 일하고 쉬고 놀다가 다시 책을 쥡니다. 책을 놓고서 새로 일하고 쉬고 놀다가 잠듭니다.
살림이 깨어난 자리를 읽으면서 살림빛을 익힙니다. 살림이 피어나는 곳을 이야기하면서 살림손을 가다듬습니다. 오늘 만난 책을 기꺼이 묶어서 짊어집니다.
ㅍㄹㄴ
《순결을 생각하는 당신에게》(루이제 린저/편집부 옮김, 공동체, 1992.10.30.)
《곽말약(郭沫若) 자서전 3 혁명춘추》(곽말약/한국선 옮김, 일월서각, 1990.6.28.)
- 연변인민출판사 1979.3. 몰래판
- 98.2.21. 서울 망우리 〈민중서점〉에서. 松熙.
《노동문학 1호》(김영현 엮음, 실천문학사, 1989.3.1.)
- “자문위원 이오덕·박현채·윤구병”
《日帝植民統治秘史》(조선총독부 경무국 엮음/김봉우 옮김, 청아출판사, 1989.4.1.)
《잃어버린 時間을 찾아서》(김은국, 서문당, 1985.4.15.)
《나의 주장, 反사회안전법 투쟁기록》(서준식, 형성사, 1989.1.15.)
《Chilren are artists》(Daniel M.Mendelowitz, Stanford Univ, 1953.첫/1957.5벌)
- 贈呈 with Compliments of the Asia Fondation
- UESD 2.10
《빼앗긴 일터, 그 후》(장남수, 나의시간, 2020.9.21.)
《꽃도 십자가도 없는 무덤》(끌로드 모르강/문희영 옮김, 형성사, 1979.9.25.)
《나의 혁명 나의 노래》(후고 후퍼트/김희숙 옮김, 역사비평사, 1993.9.30.)
《고향으로 가는 길》(최상수, 고려원, 1987.5.15.)
《씨앗 두 알》(윤동재, 창비, 2023.1.13.)
《햇볕 11페이지》(김륭, 창비, 2023.8.11.)
《언어의 쓸모》(김선, 혜화동, 2020.8.14.)
《빛의 소리》(최은하, 종로서적, 1988.8.20.)
《우리들의 사랑가》(김해화, 창작과비평사, 1991.6.5.첫/1991.12.20.2벌)
- 인천 박문여자중고등학교 도서. 購入 1992.7.11.
《휴맨 카인즈 勝利와 敗北 3 맥아더》(이창록·박대련 옮김, 동도문화사, 1977.3.25.5벌)
《휴맨 카인즈 勝利와 敗北 10 코만도》(이창록·박대련 옮김, 동도문화사, ?/1977.3.25.5벌)
《천국의 이야기꾼 권정생》(정지아, 실천문학사, 2012.6.21.첫/2012.9.19.2벌)
- 《노구치 이야기》나 《스티브 잡스》를 썼다면 ……
《간디의 ‘위험한’ 평화헌법》(C.더글러스 러미스/김종철 옮김, 녹색평론사, 2014.5.20.)
#DouglasLummis
《두레문고 3 연안문예강화·당팔고에 반대한다》(모택동/이동연 옮김, 두레, 1989.7.25.)
《親日文學論, 日帝暗黑期의 作家와 作品》(임종국, 평화출판사, 1966.8.15.첫/1979.11.1.중판)
《汎友에세이選 62 어느 누가 묻거든》(한승헌, 범우사, 1977.8.25.첫/1977.12.10.2벌)
- 一九八五.八.土. 서울 뿌리書店.
- 바람부는 날. 꼬마 서점. 겨레 달음.
《汎友小說文庫 55 人間除隊(外)》(秋湜, 범우사, 1980.7.15)
- 책값 올림 700원. + 제21회 한국출판문화상 수상
《敎養新書 15 敎育論》(B.럿셀/유석진 옮김, 신양사, 1958.10.10.첫/1959.8.15.재판)
《동화 쓰는 법》(이현, 유유, 2018.2.24.첫/2019.8.24.4벌)
《體育運動衛生》(吉田章信新, 右文館, 1922.2.15.첫/1922.3.10.4벌)
《고려원 소설문고 1 하늘의 다리》(최인훈, 고려원, 1987.11.25.첫/1989.7.31.3벌)
- 진중문고 256
- 구십이년의 정월에. 133탄약과
《正生, 어그러진 삶의 산물》(홍인표, 대장간, 2024.9.2.첫/2024.11.4.2벌)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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