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조건 條件


 지리적 조건을 갖추다 → 터전을 갖추다

 기후적 조건에 따라 생산량이 큰 영향을 받는다 → 날씨에 따라 거둠새가 크게 바뀐다

 국토적인 조건에 결정적인 영향을 받게 마련 → 삶자락에 따라 바뀌게 마련

 결혼 조건 → 맺는 바탕 / 맺으려면 갖출

 조건을 달다 → 토를 달다

 조건을 붙이다 → 이모저모 붙이다


  ‘조건(條件)’은 “1. 어떤 일을 이루게 하거나 이루지 못하게 하기 위하여 갖추어야 할 상태나 요소 2. 일정한 일을 결정하기에 앞서 내놓는 요구나 견해 3. [법률] 법률 행위 효력의 발생이나 소멸을 장래에 일어날 불확실한 사실에 의하여 제한하는 일”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가지다·갖다·갖추다’나 ‘걸다·내걸다·내세우다·앞세우다’나 ‘곁들다·있다·품다·하다·해놓다·해두다·해주다’나 ‘군말·빌미·핑계’로 손볼 만합니다. ‘말·말씀·꼬리말·얘기·이야기’나 ‘기틀·얼개·얼거리·자리·자위·터·터전·틀·틀거리·판’으로 손보아도 되고, ‘바닥·바탕·바탕길·바탕틀·받치다·받침·받이·발판’이나 ‘깔다·불쏘시개·불씨’로 손보아도 돼요. ‘꼭·반드시·토·토달다·토씨’나 ‘여러 가지·이·이것저것·이모저모’나 ‘더·더더·더하다·덤·덧말·덧붙이다·붙임’으로 손볼 자리가 있고, ‘뜻·돈·삯·값·일삯·품삯’이나 ‘·-려면·만하다·-부터·앞뒤·-자면’으로 손보기도 합니다. ‘밑·밑동·밑거름·밑바탕·밑절미·밑틀·밑판’이나 ‘밑받침·밑뿌리·밑싹·밑자락·밑줄기’라든지 ‘바라다·생각·여기다’나 ‘삶터·삶자리·삶자락·살림터·살림자리·살림자락’으로 손보아도 어울립니다. 이밖에 낱말책에 한자말 ‘조건(?巾)’을 “검정 두건”으로 풀이하면서 싣지만 털어냅니다. ㅍㄹㄴ



사실 누구나 입찰은 행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모든 다른 부대조건이 갖춰진다면

→ 뭐 누구나 나설 수 있다. 더구나 모든 다른 바탕을 갖추었다면

→ 누구나 해볼 수 있다. 더욱이 모든 다른 발판을 갖추었다면

→ 누구나 나설 수 있다. 게다가 모든 다른 살림을 갖추었다면

→ 누구나 해볼 수 있다. 더군다나 모든 다른 밑받침을 갖추었다면

《거래의 기술》(도널드 트럼프/이재호 옮김, 김영사, 2004) 141쪽


장애인들이 함께 생활할 수 있는 조건을 사회적으로 만들고

→ 별빛사람이 함께 지낼 수 있는 자리를 두루 마련하고

→ 별빛님이 함께살 수 있는 터전을 널리 다지고

《아 유 해피?》(박상규 엮음, 한길사, 2004) 249쪽


변화가 있다면 오직 자연조건의 변화에 따른 생물적인 진화만이 있을 뿐이지

→ 다르다면 오직 들숲바다가 달라서 겉모습이 다를 뿐이지

→ 달라진다면 오직 숲살림이 바뀌어 몸뚱이가 바뀔 뿐이지

《철학은 내 친구》(위기철, 청년사, 2005) 64쪽


천혜의 조건을

→ 하늘내림을

→ 타고난 곳을

→ 훌륭한 길을

→ 좋은 발판을

《낡은 카메라를 들고 떠나다 2》(이미지프레스, 청어람미디어, 2006) 51쪽


자가용으로 출퇴근을 한다든가, 냉방시설이 잘돼 있는 사무실에서 일한다거나 하는 등의 조건 말입니다

→ 부릉부릉 다닌다든가, 시원한 곳에서 일한다거나 하는 따위 말입니다

→ 부릉이로 오간다든가, 시원한 데에서 일한다거나 하는 밑동 말입니다

《내 인생에 힘이 되어준 한마디》(정호승, 비채, 2006) 202쪽


국민 생존권의 최소 조건인 주택과 토지에 대해서만은

→ 사람이 살자면 바탕으로 갖출 집과 땅만은

→ 사람이 살아가는 밑틀인 집과 땅만은

《한국경제 아직 늦지 않았다》(정운찬, 나무와숲, 2007) 422쪽


이 일대의 입지조건을 당시의 입장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 이 둘레 삶터를 그때 눈으로 살펴보아야 한다

→ 이 언저리 터전을 그때 눈길로 살펴볼 노릇이다

《나의 국토 나의 산하》(박태순, 한길사, 2008) 252쪽


시위를 하기에는 악조건이다

→ 물결을 치기에는 안 좋다

→ 일어나기에는 나쁘다

→ 촛불물결을 하기에는 어렵다

《그녀들에 대한 오래된 농담 혹은 거짓말》(김현아, 호미, 2009) 233쪽


화이트칼라로 살 수 있는 조건을 갖춘 듯 보이는데, 왜 다시 내려왔느냐고

→ 흰옷으로 살 수 있도록 갖춘 듯 보이는데, 왜 다시 내려왔느냐고

→ 하얀옷으로 살 수 있는 발판이 보이는데, 왜 다시 내려왔느냐고

→ 흰옷꾼으로 살 수 있다고 보이는데, 왜 다시 내려왔느냐고

《그늘 속을 걷다》(김담, 텍스트, 2009) 139쪽


포토제닉의 조건은 충분

→ 넉넉히 멋스럽다

→ 넘치도록 아름답다

→ 몹시 눈부시다

→ 너끈히 빛난다

《팥경단과 찹쌀떡 2》(와카나 우스쿠라/김승현 옮김, 대원씨아이, 2010) 81쪽


종이 쪽지로 조건 지어진 혼인이란 부부관계가 아닙니다

→ 종이쪽으로 틀을 지어 맺는들 짝꿍 사이가 아닙니다

→ 종이쪽으로 맺는다고 가시버시가 되지 않습니다

→ 종이쪽으로 맺는다고 가시버시이지 않습니다

《아나스타시아 6 가문의 책》(블라지미르 메그레/한병석 옮김, 한글샘, 2011) 25쪽


훈계조의 도덕보다 우리가 처한 조건이 훨씬 더 중요합니다

→ 다그치는 착함보다 우리가 사는 터가 훨씬 대수롭습니다

→ 나무라는 길보다 우리가 사는 터전이 훨씬 더 값집니다

《우리는 모두 별이 남긴 먼지입니다》(슈테판 클라인/전대호 옮김, 청어람미디어, 2014) 126쪽


산림 생태계의 수목 피도가 높아짐에 따라 고라니가 선호하는 초지대의 서식 조건이 악화되고 있다

→ 숲터에서 나무 겉자락이 높아가면서 고라니가 반기는 들판이 줄어든다

→ 숲살림에서 나무가 더 차지하면서 고라니가 즐기는 풀밭이 줄어든다

《한국 고라니》(김백준·이배근·김영준, 국립생태원, 2016) 73쪽


보통 일러스트레이터라고 하면 의뢰를 받고 조건에 맞는 그림을 그려 주는 사람을 떠올릴 것이다

→ 그림님이라고 하면 일감을 받고 이에 맞게 그려 주는 사람을 떠올린다

→ 그림지기라고 하면 일거리를 받고 이에 맞게 그려 준다고 떠올린다

《그렇게 삶은 차곡차곡》(사카메 히토미, 웃는돌고래, 2017) 11쪽


우리의 삶의 조건도 바뀌지 않을까

→ 우리 삶자리도 바뀌지 않을까

→ 우리 삶바탕도 바뀌지 않을까

→ 우리 삶도 밑틀이 바뀌지 않을까

→ 우리 삶도 여러모로 바뀌지 않을까

《저도 과학은 어렵습니다만》(이정모, 바틀비, 2018) 9쪽


이쪽의 조건을 말씀드리죠

→ 이쪽도 말씀드리죠

→ 이쪽 바람도 말씀드리죠

《책벌레의 하극상 1부 7》(카즈키 미야·스즈카·시이나 유우/강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2019) 189쪽


여러 가지 조건을 최적의 상태로 맞춰 놓고 경과를 관찰한다

→ 여러 가지를 알맞게 해놓고 흐름을 살핀다

→ 여러 가지를 맞춰 놓고 어떠한가를 본다

《오늘은 운동하러 가야 하는데》(이진송, 다산책방, 2019) 105쪽


자꾸 탈주를 시도하는 이유가 더 나은 서식 조건을 위해서인지

→ 자꾸 달아나려는 까닭이 더 나은 보금자리 때문인지

→ 자꾸 벗어나려는 뜻이 더 나은 터전을 바라서인지

《태도가 작품이 될 때》(박보나, 바다출판사, 2019) 6쪽


어릴 때는 아르바이트를 많이 했는데, 고용이 되더라도 조건이 안 맞으면 관두고 다음 근무처를 찾았어요

→ 어릴 때는 곁일을 많이 했는데, 일을 얻더라도 삯이 안 맞으면 관두고 다음 일터를 찾았어요

→ 어릴 때는 틈일을 많이 했는데, 일감을 얻더라도 일삯이 안 맞으면 관두고 다른 곳을 찾았어요

《무지개 그림책방》(이시이 아야·고바야시 유키/강수연 옮김, 이매진, 2020) 226쪽


비무장지대를 미군의 점령 지역으로 공식화하고 있던 그런 조건이 아니면

→ 비움터를 미국 싸울아비가 널리 차지하는 그런 밑틀이 아니면

《우리는 자연의 일부입니다》(풀꽃세상, 철수와영희, 2020) 105쪽


그게 일단 일본 기후는 고온다습하니까, 녹슬기 쉬운 조건이긴 해요

→ 아무래도 일본 날씨는 따뜻축축하니까, 슬기에 쉽긴 해요

→ 다만 일본은 후덥지근하니까, 쇠곰팡이 쉽게 끼긴 해요

《칸무리 씨의 시계공방 4》(히와타리 린/원성민 옮김, 대원씨아이, 2022) 42쪽


해수욕장으로서 좋은 입지조건을 갖춘 건 결코 아니었을 텐데

→ 바다놀이터로 썩 낫다고 할 수 있지는 않았을 텐데

→ 놀 만한 바닷가라고 하기는 어려웠을 텐데

《부산에 살지만》(박훈하, 비온후, 2022) 38쪽


그곳에서 그들은 이등 시민으로, 일부는 비인간적인 조건에서 대개는 돌봄 노동이나 서비스직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 그곳에서 그들은 밑사람으로, 몇몇은 모진 곳에서 으레 돌봄일이나 심부름을 합니다

→ 그곳에서 그들은 뒷자락으로, 때로는 힘겹게 돌봄일이나 수발을 합니다

《장거리전화》(셰리 도밍고/추영롱 옮김, 문화온도 씨도씨, 2023) 100쪽


휴가 사용도 자유로운, 워킹맘으로서는 꽤 괜찮은 조건의 회사에 다녔지만

→ 마음껏 쉴 수도 있어 일엄마로서는 꽤 넉넉한 일터에 다녔지만

→ 느긋이 쉴 수도 있어 일순이로서는 꽤 훌륭한 일터에 다녔지만

《엄마는 그림책을 좋아해》(이혜미, 톰캣, 2024)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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