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5.2.11.
숨은책 970
《描のことぼ》
鹽田正幸 글·사진
池田書店
2014.10.25.
일본이며 여러 이웃나라로 으레 마실을 다녀오는 이웃을 보며 손가락을 빨곤 했습니다. 돈되는 일은 그리 안 하는 터라, 날개삯(비행기표)을 장만할 돈마저 목돈이요, 이웃마실을 하며 잠삯(숙박비)도 만만하지 않을 테지만, 이웃나라에 가면 그곳 책집에서 책을 허벌나게 살 테니 무엇보다 책값부터 두둑해야 합니다. 가난한 책벌레를 귀엽게 보아준 이웃님이 2018년에 배움삯을 목돈으로 베풀었습니다. 이 목돈으로 2001년 뒤로 두걸음째 일본 도쿄 간다책골목을 누볐습니다. 아침 아홉 시부터 저녁 여섯 시까지 그야말로 쉬잖고 책집을 찾아다니면서 책맛을 보았지만, 고작 닷새마실로는 서른 책집 즈음 겨우 둘러볼 뿐이더군요. 이무렵 〈姉川書店〉은 끝날 해질녘에 비로소 마실했어요. 저녁 여섯 시 무렵이면 책집마다 닫기에 허둥지둥했는데, 〈姉川書店〉 지기님은 저더러 느긋이 책을 보라고, 더 열어둘 수 있다고 웃으며 말씀하더군요. 오직 고양이 책만 다루는 책집이었고, 《描のことぼ》를 비롯해 여러 가지를 장만하니 책마다 ‘고양이 그림이 깃든 책싸개’로 정갈히 싸주시더군요. 얼른 옮김틀(번역기)을 돌려서 “1枚別にもらえますか?”라는 말씨를 찾아낸 뒤에 여쭈었어요. “1枚? そうだよ、そうだよ。” 지난날 우리나라 책집은 저마다 책집이름을 박은 책싸개를 두었으나, 이제는 거의 안 씁니다. 그런데 다 다른 책집이 다 다르게 책싸개를 마련하는 작은손길도, 책손을 이끄는 작은씨앗이 될 만하지 싶습니다. 2001년과 2018년 뒤로 또 언제 일본 책숲마실을 갈 주머니를 추스를 수 있으려나 손꼽아 봅니다.
ㅍㄹㄴ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