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어제책 / 숨은책읽기 2025.2.11.

숨은책 542


《普及版 トルストイ全集 1 幼年·少年》

 トルストイ 글

 神田豊穗 옮김

 社翁全集刊行會

 1926.11.5.



  일본굴레(일제강점기) 무렵에 나온 《한글》(조선어학회 펴냄)을 들추다가 ‘톨스토이 옮김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이웃말을 헤아리는 몫도 하는 말글지기(국어학자)로구나 싶더군요. 이웃말(외국말)만 할 줄 알기에 옮기지 않습니다. 이웃말과 우리말을 나란히 살피고 환하게 짚을 적에 비로소 옮김책을 여밉니다. 《普及版 トルストイ全集 1 幼年·少年》은 1926년에 나옵니다. 우리나라에서 누가 이무렵에 이 책을 사읽다가 헌책집에 흘러나왔나 하고 한참 쓰다듬으며 생각에 잠겼어요. 톨스토이 글자락을 일본글로 옮긴 일본사람은 일본이 무슨 짓을 일삼는지 낱낱이 알면서 창피하다고 여겼을까요? 일본에서 이 책을 읽은 사람들은 제 나라가 어떤 바보짓으로 치닫는지 알아차리면서 바보짓을 멈추자며 목소리를 높였을까요? 총칼로는 어떤 살림도 못 짓고, 아무런 사랑도 못 합니다. 오직 맨손과 맨발로 씨앗을 돌보고 가꾸는 들숲에서 살림을 지을 뿐이요, 서로 사랑하는 마음씨를 일굽니다. 수수하게 보금자리에서 살림을 가꾸고 짓는 이웃이 ‘수수하게 짓는 오늘살림 이야기’를 글로 여미기를 바라요. 큰 목소리나 옳은 목소리가 나쁘지 않습니다만, 작은손으로 짓는 작은글씨 하나를 심으면서 이 별을 푸르게 갈닦는다고 느낍니다.


ㅍㄹㄴ


※ 글쓴이

숲노래·파란놀(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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